학교에 따르면 졸업생들은 회계사 시험을 막 통과한 사회 초년생들로 각각 100만∼200만원씩을 내놨다. 2011년에는 11명이 1100만원, 2012년에는 8명이 800만원을 내놨고, 올해 20명이 2017년 9월까지 2100만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이렇게 모인 돈은 청현재에서 공부하는 후배들을 위해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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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고 이성호 교수의 뜻을 이어받아 2011년부터 최근까지 총 4000여만원을 기부한 ‘청현재’ 출신 졸업생들이 기부증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경희대 제공 |
2007년 청현재에서 공부한 박보미(29·여)씨는 “중·고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보다 더 학생들을 챙겨준 분이었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박씨는 “공부에 지쳐 도망가거나 당구장에서 놀던 학생들을 직접 찾아가 끌고 나올 만큼 엄하셨다”면서 “반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남몰래 학비를 쥐여주거나 밤늦도록 공부하는 학생들의 끼니를 챙기는 다정한 면도 있으셨다”고 말했다.
현재 청현재 지도교수인 최연식 교수(회계세무학)는 “이 교수님께 직접 배우지 않았음에도 후배들을 위해 기부하는 학생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교수님의 사랑이 선후배 간에 정을 나누는 전통으로 이어진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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