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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제주 항공권 편도 '9900원∼'…국내 항공사 소비자 현혹 심각

입력 : 2013-11-11 16:34:54 수정 : 2013-11-11 16: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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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을 제외한 국내 다수의 항공사들이 승객이 실제로 내는 총운임에서 유류할증료 등을 빼고, 대폭 축소 표기한 요금으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부터 국적항공사를 대상으로 유류할증료 등을 포함한 총액운임을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총액운임 자율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아직도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이를 잘 지키지 않는 사례가 드러났다.

실제 11일 이스타항공 페이스북에는 인천∼홍콩 취항 기념 특가 이벤트로 편도 항공권을 최저 6만9000원에 판매한다고 나와있다. 선착순 200석 한정이라는 문구 외에 요금에 관한 설명은 전혀 없다.

하지만 이스타항공 웹사이트를 찾아보면 이 항공권의 실제 예상 총액운임은 2배가 넘는 14만300원이다. 유류할증료와 공항이용료 등이 있어 배보다 배꼽이 더 컸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웹사이트 첫 화면에는 국제선 할인항공권 메뉴에 '취항기념 자카르타 초특가 할인!!'이라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이를 클릭하면 가장 싼 운임은 '50만원부터'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예약 절차를 진행하면 유류할증료 12만4600원과 세금 및 제반요금 명목으로 2만8000원이 붙어 총 금액은 '65만2600원'으로 나온다.

제주항공은 웹사이트 이벤트란에서 괌과 방콕 에어텔 특가 상품을 소개하면서 가격을 큼지막하게 적었지만 '유류할증료와 공항세 불포함'이라고만 작게 쓰여 있고 총액은 아예 표시하지 않았다.

티웨이항공은 페이스북에 김포∼제주 노선 얼리버드 항공권 가격을 편도 '9900원∼'라고 굵은 글씨로 광고했다.

항공료가 1만원도 안 된다니 믿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아래에 '유류할증료, 공항세 포함 총액운임 2만6000원부터'라고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적어놨다.

진에어나 에어부산도 웹사이트에서 총운임을 눈에 잘 띄지 않게 해 항공료가 싼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티웨이항공과 마찬가지다.

진에어는 인천∼괌 왕복 특가로 '24만9000원부터'라고 쓰면서 괄호 안에 자그맣게 '총액운임 40만7500원부터'라고 썼으며 에어부산도 부산∼나리타(2인) '19만9000원'이라고 표시하고 '(총운임 40만6000원)'으로 적었다.

항공사들이 총운임 자율 표시제를 잘 지키지 않는 것은 실제보다 낮은 가격으로 일단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상술에 의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토부가 제도를 시행하고도 감독을 철저히 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토부는 항공사가 총운임을 쉽게 알도록 표시하지 않으면 과징금을 매기도록 관련 법을 지난해 개정할 계획이었으나 법안은 아직 국회에서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한편, 국내 항공사로는 대한항공이 유일하게 총액운임 표시제를 준수하고 있다. 외국 항공사도 에어아시아, 루프트한자 등이 총액운임을 눈에 잘 띄게 알리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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