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의 밤은 나치 시절 유대인 말살정책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사건이다. 1938년 11월9일 나치 대원들이 독일과 오스트리아 주요 도시의 유대인 가게를 약탈해 유대인 1000명 이상이 숨지고 수천명이 강제수용소로 보내졌으며, 상점 7500곳과 회당 267곳이 파괴됐다. 당시 파손된 유리 파편을 빗대 수정의 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기념식만 열렸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젊은 세대에게 역사의 현장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춰 독일 전역에서 예술 프로젝트, 행진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수정의 밤은 유대인들에게 믿을 수 없을 만큼 굴욕적인 사건이었으며 독일 역사상 최악의 지점이었다”며 국민에게 과거를 잊지 말 것을 당부했다.
베를린에서는 시민과 관광객이 참여해 홀로코스트 희생자가 마지막으로 살던 주거지에 이름을 새긴 명패 ‘슈톨퍼슈타인’ 5000여개를 닦는 행사가 열렸다. 75년 전 공격을 받았던 상점 120곳은 창문에 유리가 깨진 듯한 무늬의 필름지를 붙여 당시 현장을 재현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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