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상황이 바뀌었다. 빛에 약한 고미술 전시장에서조차 사진기를 들고 들어가는 것을 굳이 막지 않는다. 플래시를 터뜨리지 않고서도 사진을 찍는 것이 가능해지면서다.
심심찮게 저작권 보호 차원에서 여전히 사진 찍는 것을 막기도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휴대전화 기능이 좋아지면서 마음만 먹으면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실상 전시장에서 사진통제가 속수무책이 된 셈이다. 최근 들어 미술관이나 갤러리들이 사진촬영에 대해 거의 묵인하는 태도를 보이는 이유다.
또 다른 속내도 있다. 20∼30대들의 경우에 자신들이 관람한 전시 내용들을 휴대전화로 찍어 SNS 등에 널리 유포시키면서 자연스럽게 전시홍보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시장 관계자들이 이를 비중 있게 받아들이고 있다. 사진 찍는 것을 적극 권장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실제로 2012년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렸던 서도호 전의 경우 젊은 층의 SNS 힘이 컸다는 후문이다. 2007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거장 엔디 워홀 전보다 전시기간이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이 더 많았다. 직접 보고 직접 평가한 내용이 바로 유통이 된 덕분이다. 전시만 좋다면 주 관심사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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