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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방산강국 한국 견제 수년간 기술 도용 '감시'

입력 : 2013-10-29 18:49:26 수정 : 2013-10-30 09: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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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린폴리시誌 보도
“신무기 모방 개발 우려 엄격한 보안협정 요구”
우리나라의 무기 제작 기술 수준이 높아지고 해외 수출 규모가 커지면서 최대 군수산업을 거느리고 있는 미국의 견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28일(현지시간) 미 정부가 이지스 구축함과 K1A1 전차 등 한국이 개발한 일부 무기에 대해 자국 기술을 도용했다고 보고 지난 몇년 동안 특별 감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P에 따르면 우방국과의 기술공유 문제를 감시하는 시스템을 가동 중인 미국은 수면상태이던 동아시아 무기시장이 깨어나기 시작하면서 동맹국과 기술 공유 문제를 놓고 비밀리에 대화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방위산업 분야에서 갈수록 시장 진출 폭을 넓히고 있는 한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과 군사력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에서 한국은 선진국 무기를 해체한 뒤 역설계를 통해 국방기술을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 한국을 ‘특별 감시’하며 기술 도용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한국 기술 수준이 높아진 데 따른 ‘제동 걸기’로 해석된다.

FP는 “한국인들이 모조품을 만들고, 이를 개선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면서 “미국은 한국산 센서장비에서 대함 미사일, 전자전 시스템 등에 이르기까지 한국인들이 미국 기술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잠재적으로 복제하는지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관리들은 한국산 K1A1 전차는 미국의 에이브럼스 탱크 설계를 기초로 제작됐지만 한국이 여기에 도하장치 등을 장착했고, 신형 K1A1 전차의 사격통제 시스템은 미국 기술을 도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 국방부 산하 방산기술보안청(DTSA)의 베스 매코믹 청장은 F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측이 주시하는 구체적인 기술은 언급하지 않은 채 한국과 강력하게 대화하고 있으며,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이라도 기술을 적절히 보호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세대 전투기 사업과 관련해서도 미 정부 관리들은 한국이 스텔스 전투기 관련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도록 엄격한 보안협정을 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FP는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의 무기 기술 도용 의혹에 대해 “우리 군은 미국 무기의 기술을 빼돌리거나 이를 토대로 신무기를 개발한 전례가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업계는 그동안 한국 방위산업의 성장에 대해 미국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견제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의 움직임을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이 1970년대 ‘역설계’ 등을 통해 미국산 무기를 베껴 생산하던 단계에서 이미 하이테크놀로지로 무장한 무기체계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만큼 미국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면서 “더욱이 정부가 동남아시아와 중동, 중남미 시장을 발판으로 훈련기와 헬기, 디젤잠수함 등 무기 수출에 나서면서 미국제 첨단기술 유출에 감시의 눈초리는 더욱 심해지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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