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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진 지음/동아시아 간 |
조만간 한·중 간 역사전쟁은 필연적이다. 중국 일본 간 영토전쟁과는 차원이 다른, 고증과 설득력 등 종합 인문학적인 논리 대결로 전개될 것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경성제국대 출신이나 그 후학들이 다수를 점령하고 있는 국내 사학계는 아직 이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것 같다. 정사학파와 그 반대 입장인 재야 사학계는 우리의 기원부터 서로 견해를 달리하며 논쟁 중이다. 정사학파는 실증사학을 중시하며 반드시 문헌과 고증에 의해 고대사를 입증하려 한다. 그러나 알려진 바대로 우리는 일제강점기 수십만권의 고서를 일본에 빼앗겨버려 입증할래야 할 수 없다. 이런 현실에서 저명한 역사학도인 저자 이희진은 한국사를 진실 그대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저자의 이런 의도를 반영한 것이다. 우리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한국사를 중심으로 중국, 일본 역사를 함께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한·중·일 3국 간 동아시아 역사를 한눈에 보이도록, 정치사 흐름을 중심으로 동시적으로 서술했다. 저자의 견해는 분명하다. 고구려는 명약관화하게 우리나라의 역사이고, 고구려를 잇는 발해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중국은 발해를 중국사에 편입시킨 지 오래다. 일본은 한·중 간 역사논쟁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아직 지켜보기만 한다. 영토 분쟁 역시 그 근거는 역사에 있으므로, 첨예한 역사 전쟁은 활화산처럼 진행형이 될 것이다. 발해는 분명 우리의 역사이고 독도는 분명 우리 영토이거늘 중국과 일본은 어떤 근거로 자국의 역사와 영토라 주장하는가. 역시 고증하지 못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사태이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동아시아적 국가관 및 그들의 세계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중국은 주(周)나라 이래로 천명을 받아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을 하늘의 아들(天子)이라 칭하며 하늘과 천자를 부자관계로 설정했다. ‘하늘에는 두 태양이 없고, 백성들에게는 두 왕이 없다’는 국가관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이는 중화사상으로 발전하고 주변국들과 ‘조공-책봉’의 관계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지금의 중국 역사학자들이 ‘지배-복속’의 개념으로 확대재생산하여 역사왜곡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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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주 국방대학원안보과정 국장 |
전상주 국방대학원안보과정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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