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금지약물 의혹을 받고 있는 자메이카에 조사단을 파견한다.
AP통신에 따르면 자메이카 반도핑위원회(JADCO)는 WADA에서 요청한 조사를 연기했다. 이에 따라 WADA는 자메이카에 직접 조사단을 파견해 육상팀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허버트 앨리엇 자메이카 반도핑위원회(JADCO) 위원장은 24일(한국시간) WADA 조사단 3명이 29일 런던올림픽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기 위해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앨리엇 위원장은 자메이카 선수 8명이 금지약물 양성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우리는 감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JADCO는 앞서 자메이카 총리의 초청과 WADA의 방문 지시에도 불구하고 2014년 초까지 조사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JADCO의 대응에 WADA 측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존 파헤이 WADA 회장은 영국 매체 데일리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어이가 없다”며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파헤이 회장의 인터뷰에 대해 앨리엇 위원장은 “(JADCO와 직접 접촉하지 않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표명한 것이 화가 난다”며 “데이비드 하우먼 WADA 사무총장에게 ‘언제든지 조사단을 파견해도 좋다’는 말을 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WADA의 조사를 미루는 이유에 대해 앨리엇 위원장은 일부 위원의 일정 조율과 금지약물 양성판정을 받은 선수들에 대한 청문회 준비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벤 니콜 WADA 대변인은 24일 아직 조사단의 자메이카 방문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추가 발언을 거부했다. 조사 일정에 대해 양측의 말이 엇갈리는 만큼 빠른 시일 내 자메이카 육상대표팀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메이카는 지난해 런던올림픽 100m와 200m에서 동시에 금메달을 딴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 등 뛰어난 스프린터가 많아 올림픽 때마다 육상에서 10개 이상의 금메달을 쓸어담는 육상 강국이다. 하지만 단거리 대표주자 아사파 포웰을 포함한 일부 선수가 지난 7월 금지약물에 양성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JADCO의 전직 전무이사가 대표팀의 도핑테스트 검사체계가 부실하다고 폭로해 자메이카는 육상 강국의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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