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없는 남미선 여유 주미대사관에 대한 ‘반쪽짜리 국정감사’ 우려를 낳은 국회가 남미 3개국 주재 공관 국정감사에 7박8일 일정을 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미 공관과 주남미 공관에 대한 실제 국감 날짜는 각각 3일로 같지만 체류기간은 남미가 2배가량 길다. 남미 국가 간 이동거리를 감안하더라도 외교적 비중을 감안하면 ‘염불보다 잿밥’ 우선의 일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 등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미주반 소속 여야 국회의원 5명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주미대사관과 주유엔대표부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벌였다.

전날 밤 뉴욕에 도착한 국회의원들은 18일 주뉴욕총영사관 등 4개 영사관 국감을 마치고 밤늦게 아르헨티나행 비행기에 오른다. 한·미동맹 60주년이자 박근혜정부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 2기 정부가 출범한 올해 논의해야 할 각종 현안을 1박2일 일정으로 파악한 뒤 남미로 떠나는 강행군이다.
남미 일정은 주미 국감 일정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19일 오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해 20일 하루 쉬고 21일 주아르헨티나대사관, 22일 주칠레대사관 국감을 벌인다. 23일 브라질로 이동한 뒤 24일 주브라질대사관과 주상파울루총영사관 국감을 벌인다.
주미대사관은 직원 130명 중 15명 정도가 참석하는 국감을 벌이면서 직원이 수십명도 안 되는 남미 공관은 일일이 방문하는 일정이다. 현재 한국 정부와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사이에 특별한 현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안 위원장은 ‘뉴욕 국감’과 7박8일의 남미 국감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위한 일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동안 워싱턴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뉴욕, 남미 국감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뉴욕에서 ‘반쪽국감’을 자초한 국회가 남미 국감을 얼마나 알차게 진행할지는 두고볼 일이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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