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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한 드라마요? 내 몸에 남은 상처는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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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투윅스’ 주연 이준기 ‘이준기가 ×고생하는 드라마’

최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투윅스’를 누리꾼들은 이렇게 부른다. 주연 장태산을 연기한 이준기(31)는 이 드라마에서 모래 더미에 숨어 빨대로 숨 쉬고 피범벅이 될 때까지 얻어 맞았다. 독초를 발라 얼굴이 울긋불긋 부어오르기까지 했다. 억울하게 누명 쓴 남성이 2주간 치열하게 도망치고 싸우는 과정을 온몸으로 감내했다. 그러나 이준기는 고생쯤 별 것 아니라는 듯 “끝나고 나면 ‘내가 이걸 왜 했지’하는 생각보다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더 크다”며 “남는 몸의 상처는 훈장처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나서서 고생을 자처했다. 중요 장면에서는 감정 과잉이 되는 걸 막으려 감정의 강도를 3단계로 나눠 일일이 다르게 찍었다.

‘꽃미남’으로 주목 받으며 출발한 배우들은 보통 재벌, 전문직처럼 달달한 배역을 거친 뒤 서서히 변신을 꾀한다. 반면 이준기는 영화 ‘왕의 남자’ 공길로 스타가 된 뒤 청개구리처럼 강하고 거친 역으로만 뛰어들었다.

“그간 감정이면 감정, 액션이면 액션 다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먼저 눈에 들어온 것 같아요. 장르물이 그래서 좋았어요. 작품도 묵직하고 무게감 있으면 좋지 않을까. 남자 배우의 욕심 아닌 욕심이지요. 팬들도 농담 삼아 ‘인기 얻으려면 로맨스가 최고인데 왜 에둘러 가냐, 보기 안쓰럽다’고 해요. 제가 예전에는 로맨틱 코미디를 살짝 배제했는데요. 다음 작품은 그러지 말자, 한 박자쯤 로코도 좋을 것 같다 생각하고 있어요.”

이준기는 연기하면서 중시한 부분에 대해 “진정성을 다해 나를 던질 수 있는가”라며 “인기 스타로 올라가려고 꼼수를 부릴 수 있겠지만 그러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이준기는 ‘투윅스’ 촬영에 들어가기 전 8살 딸을 둔 아버지를 제대로 연기할 수 있을지 내심 걱정했다. “제작 발표회 때 속으로 바들바들 떨었다”고 한다. 다행히 아역 이채미양과 호흡을 주고받으며 부성애라는 감정에 녹아들었다. 너무 몰입한 탓일까. 그는 “드라마가 끝난 뒤 2주간 공허함을 느낄 만큼 울적하다”며 “다른 때보다 여운이 많이 남는다”고 전했다.

“집에 혼자 있을 때 불쑥 울적해져요. 연기였어도 가족의 정에 빠져 있다가 (종방 뒤) 감정이 정적으로 멈춰버리니 몸이 굳어가는 느낌이에요. 딱딱하고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요. 원래 혼자만의 시간을 못 즐기기도 하는데, 요즘 혼자 있는 시간이 두려워서 일부러 지인을 만나고 있어요. 감정 기복이 심해져서, 술 한잔 하다가 갑자기 눈물 한 방울이 뚝 떨어지기도 해요. 빨리 현장으로 복귀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는 소현경 작가에 대해 “지문이 세밀하고 대사의 밀도가 높았다”며 “이번에는 드라마가 용두사미로 흐르는 데 대한 걱정이 전혀 없이 당연히 대본이 잘 나오겠지 했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드라마하면서 용두사미가 항상 아쉽고 큰 스트레스”라며 “대본이 지도라면, 어느 순간 지도가 없어지는 느낌이고, 자칫하면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기 9년차인 이준기는 스타와 배우의 중간쯤에 자리한다. 좋게 말하면 인기와 연기실력 모두 가졌다는 의미이지만, 다르게 보면 애매한 위치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는 이에 대해 “그때그때 제가 부족한 걸 채우려 부딪치다 보니 결과적으로 완벽한 커리어를 만들지 못하지 않았나”라며 “제가 얼마나 역량을 채워 나가느냐에 따라 앞으로가 더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가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진정성을 보여주면 관객과 시청자도 인정해주실 거예요. 배우로서 어떤 위치가 돼야지보다, 지금 이 순간순간이 행복해요. 현장에서 구르다 보면 남들이 정해주는 위치에 가 있겠죠. 아직 그 시기는 아닌 것 같고요. 꾸준히 하다 보면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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