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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비극 청산돼야” 한완상 교수의 애틋한 ‘통일가’

입력 : 2013-10-11 18:14:25 수정 : 2013-10-11 18: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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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완상 교수
한반도는 아프다- 적대적 공생의 비극/한완상 지음/한울/3만원


‘남한의 극우와 북한의 극좌는 공생하는가? 남북관계의 악화를 빌미로 정치적 이득을 보는 세력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남북 안의 호전적 냉전세력이다. 겉으로는 서로 주적이라고 떠들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서로 도와주는 적대적 공생관계의 비극이 생겨난다. 이것이 우리 민족의 아픔이며 반드시 청산되어야 한다. 이 비극을 청산하려고 온몸으로 외치며 살아왔다.’

국내 대표적인 진보 논객 한완상 교수(사진)는 비망록을 엮은 신간 ‘한반도는 아프다’를 통해 가슴에 품은 애틋한 ‘통일가’를 쏟아놓았다. 통일부총리 등 공직생할 15년을 통해 경험한 에피소드를 풀어냈다.

한 교수의 얘기다. “20세기에 들어서자 한반도는 아프기 시작했다. 1905년 을사늑약 후 36년간 식민지 한반도의 아픔은 해방이 되어서도 이어졌다. 전범국 일본은 통일국가로 남았지만 우리 민족은 오히려 분단되었고, 동족상잔의 전쟁까지 겪었다. 한국 전쟁은 일단 휴전체제로 들어갔지만 이후 남북은 새롭고 더 피곤한 ‘냉전’ 상태를 맞았다. 2013년인 올해로 휴전체제 아래 냉전 60주년을 우리는 맞고 있다. 우리 민족을 정작 열전과 냉전 속으로 몰아갔던 강대국들은 서로 화해 국면으로 들어간 지 꽤 오래되었는데도, 우리 민족은 아직도 냉전과 부분적 열전에 열을 올리며 대결하며 싸우려 한다.” 이렇게 한 교수는 우리 현대사를 일별하고나선 탄식한다.

그는 “지난 60년간 분단이 열전과 냉전 속에서 고착되면서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어렵게 하는 또 하나의 비극이 우리 속에서 잉태되고 자라게 된다. 이것이 남북 간의 불신과 대결, 증오와 긴장을 부추기는 ‘적대적 공생관계’의 작동이다. 

한완상 지음/한울/3만원
그렇다면, 적대적 공생관계란 무엇인가?” 2000년 1차 남북 정상회담을 끌어냈던 이른바 ‘햇볕’이라는 용어도 한 교수가 처음 사용했다. 그는 겨울 나그네의 외투를 강풍 대신 햇볕으로 벗기자는 구상이 처음 김영삼 대통령에게선 외면당했다고 털어놓았다. 그 뒤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으로 꽃을 피웠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김일성 주석은 김영삼 대통령에 대한 경애심을 각별히 표현했다. 그날 대화가 모두 김 대통령에게 전달될 거라고 생각하고 김주석은 말한 것 같았다. 전두환 대통령을 지칭할 때는 ‘빈대머리’ 같은 점잖지 못한 표현을 쓰면서도 반드시 ‘김영삼 대통령께서’라는 경어를 썼다. 김 대통령의 훌륭한 취임사를 몇 번씩 읽었다며 기대가 크다고 그는 말했다”고 전했다. 한 교수는 이어 “공교롭게도 이때 김주석과의 대담에서 내가 한 말을 훗날 김대중 대통령이 그대로 인용했다. ‘흡수통일의 의지도, 흡수통일의 필요성도, 흡수통일의 능력도 모두 없다’고 말이다. 역설적인 일이었다. 문민정부의 통일부총리로서 내가 처음 제안한 햇볕정책을 다음 정권인 ‘국민의 정부’에서 대북 정책으로 채택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완상에 대해 국내 보수 진보 진영의 평가가 엇갈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남북 대결을 해체하고 통일을 향한 그의 노력에는 지식인 모두가 공로를 인정하고 있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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