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세력 이례적 선전 주목 8일(현지시간) 치러진 러시아 지방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압승을 거뒀지만 야권 세력도 이례적으로 선전하면서 향후 정국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러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서 집권 통합러시아당 출신의 세르게이 소뱌닌 현 모스크바 시장대행이 51.4%를 얻었다고 밝혔다. 다음으로는 야권 후보로 나선 유명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27.2%를 득표했다. 투표율은 32.07%였다.
모스크바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2차 결선투표를 치르도록 하고 있다. 소뱌닌이 과반표를 확보하면서 아슬아슬하게 결선투표 없이 시장에 당선됐다.
이번 모스크바 시장 선거는 친푸틴파인 소뱌닌과 야권 유력 지도자 나발니가 대결하면서 수도의 민심과 러시아 야권 세력의 미래를 점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로 여겨졌다. 나발니가 예상보다 높은 지지를 받으면서 시민들의 푸틴 정권에 대한 불만이 상당한 수준임이 드러났다.
정치분석가이자 전직 크레믈 고문인 글레프 파블로프스키는 “나발니의 승리”라며 “결선투표가 치러지지 않는다고 해도 매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나발니 진영은 선거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결선투표나 재검표를 할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선거 과정에서 법률 위반 행위를 보고받지 못했다며 재검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 4대 도시 중 하나인 예카테린부르크 시장선거에서도 이변이 일어났다. 마약퇴치 시민운동가인 야권후보 예브게니 로이즈만이 30.1%를 득표해 29.4%를 얻은 통합러시아당 후보 야코프 실린을 누르고 잠정 승리했다고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주요 도시에서 야당 후보가 여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것은 러시아 역사상 손에 꼽힐 정도로 드문 사례라고 AFP통신이 설명했다.
이 밖에 총 80개 행정구역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대부분은 통합러시아당 후보들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소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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