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오상용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7시30분쯤 “사안이 중대하고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의원은 법원의 영장 발부 직후 구속영장이 집행돼 수원구치소에 수감됐다.
이 의원의 구속으로 국정원의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내란음모 혐의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의원의 내란 음모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시된 녹취록 불법수집 논란도 법원의 영장 발부로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수원구치소에 수감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을 오가며 조사를 받게 된다.
국정원은 통진당과 RO 조직원 전체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이날 “이 의원이 구속된 만큼 이제는 나머지 RO 조직원들과 조직 자체에 대한 수사로 확대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RO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통진당 김재연 의원과 김미희 의원 소환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6일 내란음모 등 혐의로 구속한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3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김홍열 경기도당 위원장, 우위영 전 대변인, 조양원 사회동향연구소 대표 등 3명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구속영장 발부에 앞서 이날 오전 11시10분∼오후 2시 약 2시간50분 동안 영장실질심사(구속전 피의자심문)이 진행됐다. 이 의원은 실질심사 최후진술을 통해 “RO 총책이라는 증거가 없다. 혐의내용은 모두 거짓이다. 국정원 음모일 뿐이다”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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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 가는 이석기 내란음모·선동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가운데)이 5일 저녁 경기 수원구치소로 이송되기 전 수원 남부경찰서를 나오면서 “국정원 조작”이라고 소리지르며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수원=이제원 기자 |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차분하게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사법부가 철저하게 사실과 증거를 근거로 해서 이번 사건의 진실을 밝혀줄 것을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반면 통진당 홍성규 대변인은 “어떤 상황에서도 공명정대해야 할 사법부 역시 국정원과 검찰 등 공안기관을 앞세운 청와대의 노골적인 협박에 무릎을 꿇었다”며 반발했다.
이우승·홍주형 기자, 수원=오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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