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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이산상봉 행사 숙소 놓고도 '몽니'

입력 : 2013-09-05 20:32:04 수정 : 2013-09-05 22: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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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 ‘외금강·금강산호텔’ 제안에 北 “中관광객 예약에 사용불가”
해금강 선상호텔 등 변칙 제안 “금강산 관광 염두 南 길들이기”
북한이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20일 앞둔 시점에 난데없이 숙소 문제로 ‘몽니’를 부렸다.

5일 통일부 당국자에 따르면 북한은 2009, 2010년 상봉행사 당시 사용했던 외금강호텔과 금강산호텔을 상봉 장소로 하자는 우리측 제안을 거부하고 해금강호텔과 현대생활관을 대안으로 제의했다. 중국인 금강산 관광객이 예약돼 있어 우리측이 제시한 두 호텔은 사용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우리측은 이날 해금강호텔의 안전성 문제와 현대생활관의 협소한 규모 등을 거론하며 그간의 관례대로 외금강, 금강산 호텔을 이용할 것을 재촉구하는 전화통지문(전통문)을 북측에 전달했다.

북한이 겉으로는 관광객 예약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금강산 관광 재개 회담에 소극적 태도를 보인 우리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부 안팎에선 금강산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애초 지난달 말∼이달 초 금강산 관광 재개 회담을 갖자고 제안했으나 우리 정부는 재차 다음달 2일로 늦추자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남북은 이번 이산상봉 행사를 둘러싸고 상봉 행사 논의를 위한 실무접촉 장소와 상봉 규모와 장소 등에 대해서도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상봉 행사 숙소를 놓고도 줄다리기를 하는 양상이 반복되면 최악의 경우 행사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현대생활관                                                            해금강 호텔
선상호텔인 해금강호텔은 2007년 상봉 행사 때 이용됐으나 당시에도 안전성 우려가 일었다. 우리측 인원이 시설 점검을 한 것은 2008년이 마지막이다. 현대생활관은 5층짜리 건물 두 동으로 나뉘어 있는데 총 93실 규모여서 장소가 협소하고 엘리베이터가 없어 고령인 이산가족들이 머무르기엔 부적절한 곳이다. 반면 금강산·외금강 호텔은 각각 215, 169실을 갖추고 있다. 규모나 시설면에서 상봉단 숙소로 손색이 없다.

김승 전 통일부장관 정책보좌관은 “상식을 깬 변칙적인 제안을 통해 자신들의 의도와 목적을 은연중에 표출하는 북한의 전형적인 행태”라며 “일종의 재산권 행사를 통해 이산상봉 행사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향후 금강산 관광 재개 회담을 염두에 두고 우리 정부를 길들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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