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것 없는데요.”(남성 여행객)
“출국장 면세점에서 구매한 핸드백을 가져오셨으면 세금을 납부해야 합니다.”(세관원)
“현지 친척에게 선물로 줬는데 왜 자꾸 그래요.”(남성 여행객)
30일 오전 9시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내 세관검색대에서 ‘마셜(Marshall)’로 불리는 검사지정 세관원이 미신고 면세품 단속에 나서자 한 남성 여행객이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세관원은 핸드백이 없음을 확인하고 이 여행객의 검색대 통과를 허가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노란색 전자택(seal)이 달린 여행용 가방을 끌고 한 여성 여행객이 검색대로 왔다.
“여행용 가방 속에 고가 핸드백이 들어 있던데 어디서 사셨나요?”(세관원)
“전에 국내 백화점에서 산 건데요.”(여성 여행객)
“그래요? 그 백화점에 연락해 핸드백 구매내역을 확인해보겠습니다.”(세관원)
그제야 여성 여행객의 표정이 바뀌며 거짓말을 했음을 인정했다. 앞서 짜증을 내며 검색대를 통과한 남편 이름으로 출국 면세점에서 구매한 핸드백을 부인이 대리 반입하다 세관원에 적발된 것이다.
하루 4만5000명이 드나드는 인천공항의 관세국경을 책임지는 휴대품 담당 세관원은 총 328명이다. 조별 근무로 하루 120명이 세관 업무를 맡고 있다. 전수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여행객의 구매내역과 동행객 정보 등을 활용해 미신고 고가 물품과 마약, 총, 도검 등 위해물품을 반입할 만한 사람들을 선별해 조사한다.
비밀감시요원인 ‘로버(Rover)’도 조사대상을 선별하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평범한 옷차림으로 입국장을 돌아다니는 이들은 여행객들 사이에 섞여 행동들을 살핀다. 계절에 안 어울리는 옷차림이나 부자연스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찾아낸다. 이들 중 반입금지 물건을 숨겨 들여오는 범법자를 적발해낸다.
검색대 조사과정에서 일부 여행객은 세관원들에게 ‘내가 누군지 알아?’, ‘당신 이름이 뭐야?’, ‘내가 청와대에 아는 사람이 있어!’ 등 엄포는 물론 협박도 한다. 여행객 중 일부는 세금을 내고도 이후 청와대, 관세청 등에 줄기차게 민원을 넣기까지 한다.
한두현 인천공항세관 관세행정관은 “욕설을 듣고 제때 식사도 못 하는 등 일이 고되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며 “민원인 중에는 1년간 스토킹성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세관원의 업무는 공항에서만 한정되지 않는다. 최근 5억여원어치 금괴를 항문에 숨겨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대만인을 서울시내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검거한 사례도 있다.
입국장 세관원들은 아침저녁 시간대 가장 바쁘다. 비행기가 줄지어 도착하기 때문이다. 김밥과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일이 허다하다. 위장병은 이들이 한 번씩 겪어야 하는 통과의례다.
한밤중에도 입국장은 대낮처럼 환하다. 피곤함에 눈이 절로 감기지만 위해물품과 밀수품의 입국장 통과를 막기 위해 세관원들은 눈을 부릅뜨고 사투를 벌인다.
인천국제공항=이귀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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