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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 부인 살인사건 보고 묵살”

입력 : 2013-08-25 21:04:56 수정 : 2013-08-25 22: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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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세기의 재판’ 4일째 속개
심복 왕리쥔 前 충칭시 공안국장, 보시라이와 대질서 직권남용 폭로
구카이라이 “왕, 정신병자로 몰아”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 서기 재판이 지루한 공방을 벌이며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보시라이는 중국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 중급인민법원에서 24∼25일 열린 심리에서 최대 쟁점인 직권남용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앞서 뇌물수수·공금횡령 혐의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보시라이의 직권남용 혐의를 밝히기 위해 심복인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을 소환해 대질 신문을 벌였다.

검찰은 보시라이가 지난해 1월28∼29일 왕리쥔으로부터 2011년 11월 발생한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의 영국인 닐 헤이우드 살인 사건 진상을 보고받고도 왕리쥔을 독단적으로 해임해 사건 은폐를 시도했다며 유죄 입증에 주력했다.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등장한 왕리쥔은 24일 “헤이우드 사건을 보고하자 보시라이가 내 따귀를 때려 입에서 피가 흘러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하자 보시라이가 물컵을 바닥에 던졌다”면서 “보시라이가 살인사건 진상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구카이라이는 25일 증언에서 남편이 왕리쥔 뺨을 때렸다고 증언했다.

왕리쥔은 24일 보시라이와의 대질 신문에서 “내가 너를 다그쳐 사건을 덮으려 했다고 생각하느냐”는 보시라이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왕리쥔은 스스로 퇴임했다는 보시라이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25일 재판에서는 보시라이·구카이라이 부부가 왕리쥔을 정신병자로 몰려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검찰이 공개한 구카이라이 증언에 따르면 왕리쥔이 미국 영사관으로 도망간 다음날인 지난해 2월7일 보시라이 부부는 관련 보고를 들었다. 구카이라이는 왕리쥔의 정신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들어 병원진단서를 받아야 한다고 하자 보시라이도 반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카이라이는 이후 왕리쥔이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내용의 허위진단서를 발급받았다. 왕모 충칭시 국가안전국국장 증언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했다. 검찰은 보시라이가 허위진단서 발급을 사실상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왕리쥔은 주말 재판에서 보시라이가 중앙정부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 자신을 공안국장에서 해임한 사실과 이를 계기로 자신이 청두(成都) 미국 총영사관에 망명을 기도한 사건에 보시라이가 결정적 역할을 했음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보시라이는 아내의 살인사건을 믿지 않았고, 왕리쥔이 미국 영사관으로 도주하는 과정에서 잘못과 실수가 있었지만 직권남용과는 무관해 법적 책임을 질 수 없다고 맞섰다. 보시라이는 왕리쥔을 향해 “혐오스러운 거짓말장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날까지 나흘째 이어진 재판이 본격 유무죄 변론 단계에도 이르지 못함에 따라 재판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원은 26일 오전 8시30분 재판을 속개하기로 했다.

베이징=신동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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