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경기 불황?…“난 그런 거 몰라요”

입력 : 2013-08-17 07:46:52 수정 : 2013-08-17 07:46:52

인쇄 메일 url 공유 - +

종로구 주상복합 아파트·오피스텔, 정부청사 주변에 위치해 수요 풍부…인근 신규아파트 공급 가능성 없어 경쟁 단지 적어

서울 종로구 사직동 ‘광화문 스페이스본’ 단지 전경

세종시에 근무하는 기획재정부 직원 L씨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의 한 오피스텔에 거주하고 있다. 가족들이 있어 거주지 자체를 아예 세종시로 옮기는 것에 부담을 느꼈던 L씨는 정부서울청사와 세종시간 셔틀버스가 운행되는 점을 감안해 이 오피스텔에 월세를 얻었다. 그는 “주변에 광화문 일대 오피스텔에 살며 출퇴근 하는 공무원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종로구 일대에 위치한 주상복합아파트 및 오피스텔은 탄탄한 수요와 적은 공급량으로 인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가격 하락폭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일부 단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구 등 서울 주요 도심지역 주상복합 아파트 시세 하락폭이 커지고 있는 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실제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004년 입주한 서울 종로구 내수동 ‘경희궁의 아침’(쌍용건설) 148㎡는 4억7000만원에 분양했지만 현재 가격이 11억~12억원 선에 형성돼 있다. 같은 단지 25㎡ 매매가는 지난해에 비해 1000만~2000만원 올라 1억8000만~2억원 선이다.

원래 오피스텔은 매매 수요가 많지 않은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감안하면 이는 상당히 드문 일이다.

임대 수요가 많아 전·월세 가격도 강세다. 서울 종로구 사직동 ‘광화문 스페이스본’(풍림산업) 113㎡ 매매 가격은 7억~8억원 선이며 전세 가격은 4억5000만원 전후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60%에 달한다. 월세의 경우 보증금 1억원에 월 250만원 임대가 가능하고, 임대수익률은 약 4.3% 정도다.

서울 종로구 경운동 ‘운현궁 SK허브’(SK건설) 오피스텔 43㎡ 매매 가격은 1억5000만~1억7000만원 선이며, 임대료는 월 75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임대수익률은 6% 수준이다.

이와 관련, 권순형 J&K부동산투자연구소장은 “특히 내수동 일대 주상복합아파트는 정부종합청사 주변에 위치해 주택 수요가 풍부하다”며 “인근에 신규아파트가 공급될 가능성이 없어 경쟁 단지가 적다는 것도 이점(메리트)”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내수동 ‘경희궁의 아침’ 인근 대로변 전경

이와 함께 세종시와 서울을 오가는 이른바 ‘셔틀족 공무원’들이 늘면서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인근 오피스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출퇴근용은 물론 낮에도 업무용으로 광화문과 세종시를 잇는 셔틀버스가 수시로 오가기 때문에 서울 거주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공무원들이 서울 종로구 내수동 ‘용비어천가’(금호산업) 등 정부청사 주변 오피스텔에 전.월세를 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세종시 출퇴근 공무원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부동산 경기 불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물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종로구 내수동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세종시 셔틀버스 덕분에 예상하지 못한 수요가 유입됐다”며 “공실률이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회전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세종시가 자족도시로서의 기능을 갖추기 전까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입을 모은다.

강태욱 하나은행 PB사업부 부동산팀장은 “예전에도 광화문 일대 오피스텔은 편리한 출·퇴근 때문에 젊은층은 물론, 기업가나 고위공직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았던 곳”이라며 “광화문 근방 주거시설이 부족해 충정로 및 이대·신촌 등지의 오피스텔이 반사이익 볼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네이버 지도 화면 캡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민 ‘매력적인 미소’
  • 김민 ‘매력적인 미소’
  • 아린 '상큼 발랄'
  •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
  • 지수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