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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방학특강 꼼수’… 학부모 허리 휜다

입력 : 2013-08-02 19:27:35 수정 : 2013-08-03 01: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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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 소폭 늘리고 수강료는 최고 두 배 인상
특별단속 효과 없어… 전문가 “장단기 대책 필요”
‘여름방학 특수’를 노린 학원들의 수강료 꼼수 인상이 여전하다. 대학 입시를 코앞에 둔 수험생을 대상으로 각종 특강반을 개설해 수강료를 학기 중보다 최대 2배 이상 올려 받는 곳도 있다. 중학생과 고 1, 2년생을 대상으로 한 국어와 영어, 수학 단과반 학원 역시 10곳 중 절반 이상이 특강과 수업시간 늘리기 등의 꼼수를 동원해 수강료를 대폭 인상하는 편법을 쓰고 있다. 학원들의 방학 중 수강료 인상에는 교육당국의 느슨한 행정도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세계일보 취재팀이 학원이 밀집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과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등 서울 주요 학원가에 있는 학원 33곳의 수강료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학원이 여름 방학기간 수강료를 학기 중보다 올려 받고 있었다.

33곳 중 17곳은 기존 수업시간(주중 7∼10시간)에서 1∼2시간을 늘리고 수강료는 1.5배에서 최대 2배를 더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체로 국어와 영어, 수학 단과반은 과목별로 수강료가 10만∼30만원으로 책정됐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최대 58만원을 받는 학원도 있었다.

노원구 중계동의 A학원은 방학기간 중 과목별 주중 수업을 방학 전 10시간보다 2시간 늘리고 수강료는 기존 20만원에서 10만원을 더 올려 30만원을 받고 있었다. 강남구 대치동 B학원 역시 A학원과 같이 학기 중보다 2시간을 늘리고 수강료는 30만원에서 52만원으로 무려 22만원을 인상했다. 양천구 목동의 한 학원은 수업시간을 10시간에서 15시간으로 늘리고 수강료를 35만원에서 58만원으로 올렸다.

학원들은 이 같은 수강료 편법 인상에 대해 학년별 진도수업에 ‘선행학습’, ‘수능대비’ 수업이 추가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C학원은 ‘경제·경영학과 맞춤형 특강’을 추가해 수강료를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인상했고, 인근 D학원은 ‘수능대비 집중반’을 개설해 25만원에서 40만원으로 대폭 올렸다. 이 밖에 ‘모의고사 2회 무료응시권’, ‘학습은 물론 생활코치까지’, ‘수능 완전학습’, ‘수시전형 대비 특강’ 등 각종 특강 명목으로 추가비용을 받고 있었다.

교육당국은 방학 기간 학원들의 수강료 꼼수 인상을 막기 위해 특별단속으로 벌이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국 1만8305곳 학원 중 1726곳(9%)이 교육부의 하계방학 특별지도 점검에 적발됐을 뿐이다. 주로 교습비나 교습시간 신고를 위반하거나 과장광고를 한 사례였다. 서울 대치동과 목동, 중계동 등에서도 159곳의 학원이 불법운영을 하다 행정처분 등을 받았지만 올해도 학원비 인상은 여전한 실정이다.

고2와 중3 두 자녀를 둔 김모(47·여)씨는 “두 아이 학원비가 평소에도 70만∼80만원은 들어가는데, 방학 때면 100만원 이상으로 더 부담이 커진다”며 “학원이 아닌 곳에서 선행학습을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어쩔 수 없이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교육 장단기 대책으로 대입제도 개선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이선 참교육 학부모회 정책위원장은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조성해 마케팅을 벌이는 사교육을 바로잡으려면 우선 단속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며 “대입제도가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영탁·김민순 기자 o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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