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주민 자발적 협조 구축
산업화 시대 일·육아 병행 모델
일본 제2의 도시인 오사카(大阪)시에서는 이 같은 구호 아래 보육 공동체 운동이 약동하고 있다. 보육 공동체 운동은 일선 보육시설과 연구소, 학부모 단체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보육을 개인이 아닌 지역사회가 책임진다는 개념이다. 현대사회의 난제인 보육을 전문화된 역할 분담을 통해 풀어가는 오사카식 보육 공동체 현장을 둘러봤다.
◆아유미보육원, “보육센터와 연계해 다양한 보육”
지난 6월 말 오사카시 주오(中央)구 나카테라(中寺) 1번가에 위치한 ‘아유미보육원’. 주오구에 3개의 분원을 보유한 ‘오사카아유미복지회’의 본원이다. 안에 들어서자 100여명의 어린이들이 연령별로 그룹을 지어 간식을 먹고 있었다. 미소시루(일본식 된장국) 등 주로 일본 전통요리였다.
“가급적 지역 농산물을 사용한 급식을 제공하고 있어요. 생선과 채소 등을 많이 섭취하도록 해 칼로리가 너무 높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죠. 인스턴트 식품에 대한 알레르기에 대한 염려 때문에 요즘에는 학부모들이 전통식을 더 선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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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시 주오구 나카테라 1번가에 위치한 아유미보육원에서 아이들이 연령별로 그룹을 지어 일본과 오사카의 지역 농산물로 만든 다양한 형태의 간식을 먹고 있다. |
아유미보육원은 ‘연령별보육강좌(年齡別保育講座)’ 등을 연구하는 오사카보육센터의 도움을 받아 연령별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해왔다. 다양한 동화책이나 그림책, 부교재를 활용해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아유미보육원은 영어를 전혀 가르치지 않는다. 야스고우치 원장은 “아이들이 영어보다 모국어인 일본어를 좀 더 정확히 배우는 게 중요하고 우선”이라며 “오사카의 자연환경이나 문화 등 지역을 먼저 알고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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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유미보육원에서 한 교사가 그림책을 들어 보이면서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보육원은 사카보육센터 등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그림책과 부교재 등을 활용해 연령별 보육 프로그램을 채택해 보육한다. |
아유미보육원에서 걸음으로 7∼8분쯤 떨어진 주오구 다니마치(谷町) 7번가에 오사카보육운동연락회와 오사카보육센터 사무실이 있다. 아유미보육원을 비롯해 일선 보육원에 다양한 교육·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이다. 네다섯명의 직원들이 쉴새 없이 전화기를 붙잡고 상담 중이었다. 오사카보육연구소도 사무실을 같이 쓰고 있었다.
보육운동연락회는 일선 보육원이나 관련 조직이 매달 한 번씩 모여 정보를 교류하는 비영리 조직이다. 보육에 관심 있는 개인(보호자와 보육원 교사, 경영자 등)이나 단체 모두 가입이 가능하다. 현재 단체 회원은 30여곳에 이른다.
오사카보육운동연락회 요시무라 게이코(芳村慶子·50) 사무국장은 “보육원 관계자들과 같이 연구하고 고민하며 지내는데, 보육원 전문성도 높일 수 있고 좋은 보육소가 늘어 학부모들로부터 ‘어린이가 많이 바뀌었다’는 말을 들으면 보람을 느낀다”고 웃었다. 1970년대부터 보육운동을 해온 그는 2000년대 초부터 연락회 사무국장으로 일한다.
일선 보육원과 보육센터, 보육운동연락회 등으로 이어진 오사카의 보육 공동체에는 일본 현대사가 깊이 각인돼 있다. 1950∼1960년대 고도성장 시대가 도래하면서 일본은 핵가족화와 맞벌이가 크게 늘었다. 부족한 보육시설 등 양육·보육 문제가 사회 현안으로 부각됐다. 보육원 설립 수요가 늘어났고, 무인가 ‘공동보육원’이 만들어지면서 정보교류의 요구가 커졌다. 10년 전 작고한 요코다 마사코(橫田昌子)의 제안으로 1964년 11월 오사카보육운동연락회가 창립됐다.
보육운동연락회는 기존 공동 보육원의 인가화 운동을 벌였다. ‘무인가여서 질 좋은 보육이 가능하다’는 일부의 편견을 극복하고 인가 보육원으로서 바람직한 보육 표준도 제시하고 공립 보육원도 늘리기 위해서였다. 이에 오사카부내 150개 무인가 보육원이 인가됐다.
1970년대 공공 보육에 관심을 가진 오사카부 지사가 취임하면서 보육원이 급증했다. 관심도 커져 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보육에 적극적인 지방자치단체장 후보가 당선되기도 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경기 침체와 함께 재정 지원이 줄고 2000년대 이후에는 시장 원리를 도입해 민영화하려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최소 80곳 이상이 민영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사카=김용출 특파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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