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청 “정수 가능… 물 공급 이상무” 녹조현상이 낙동강 강정고령보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시민단체는 지난해에 이은 제2의 ‘녹조 대란’이 우려된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이달 중순쯤 강정고령보 상류 가장자리를 중심으로 나타났던 조류들이 강정고령보로 막힌 낙동강 전체에 퍼지고 있어 심각한 식수 오염이 우려된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6월 초 녹조가 강정고령보 하류 부근에서 차츰 나타나던 것이 식수원인 상류까지 확산됐고 강정고령보로 막힌 낙동강 전체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녹조에는 간질환을 일으키는 독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가 포함돼 마시거나 피부에 닿으면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전국장은 “아직 전체적인 면적이나 농도는 지난해 수준에 못 미치지만 현재 녹조가 확산되는 속도는 지난해보다 훨씬 빠르다”면서 “이대로라면 지난해 녹조 대란을 뛰어넘는 수준의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녹조는 4대강 보가 설치된 후 유속이 느려지면서 생기는 현상”이라면서 “보 철거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
지난 27일 오후 낙동강 강정고령보 22.6㎞ 상류 지점에서 선명한 녹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
대구지방환경청에 따르면 고도정수처리시설이 갖춰진 대구나 인근 지역은 오존처리나 활성탄처리 등 모든 처리가 가능해 녹조에 포함된 모든 독소를 다 걸러낼 수 있다.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없는 구미광역취수장도 수심 5m에서 물을 뽑아내기 때문에 물 표면에만 분포하는 녹조와는 상관이 없다는 설명이다. 또 고도정수처리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상주취수장도 하천 바닥에서 모래 등에 한 번 걸러진 물(복류수)을 취수하기 때문에 녹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는 “대구·경북지역에 연일 이어지고 있는 마른 장마와 무더운 날씨 탓에 일부 지역에서 녹조 띠가 형성된 것을 확인했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며 “지속적인 수질 점검과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특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설사 현상이 더 심각해진다 하더라도 대부분 취수 정수시설에서 걸러지기 때문에 수돗물의 질적인 차이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쓰레기가 물 위에 둥둥 떠있는데 바닥에 있는 물을 끌어쓰기 때문에 괜찮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구=이정우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