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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수해 악몽…가슴 쓸어내린 곤지암

입력 : 2013-07-22 16:11:06 수정 : 2013-07-22 16: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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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 270㎜ 물폭탄…곤지암천 범람 위기 겨우 모면
배수 부실 곳곳 침수, 산비탈 토사유출 속출
"30분만 더 왔으면 끔찍했을 겁니다. 이만하기 다행이죠. 2년 전 수해가 떠올라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22일 반나절 만에 최고 270.5㎜가 쏟아진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 집중호우 상황을 지켜본 곤지암교회 김선택 전도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곤지암천과 노곡천이 만나는 곤지암리 일대는 이날 오전 침수 일보 직전이었다.

곤지암천이 범람위기 몰리면서 노곡천 수위가 급상승해 교회 앞 둑을 넘어설 기세였다.

세찬 물살은 이미 둑길을 넘어섰지만 2010년 수해 이후 설치한 길이 300m, 높이 3m 정도의 홍수방어벽(파라펫)이 넘치는 물을 힘겹게 막았다.

홍수방어벽이 없었다면 4천여명이 거주하는 곤지암읍 일대는 물바다로 변할 처지였다.

오전 9시 25분을 기해 재난위험경계가 발령되면서 일촉즉발 상황에 이르렀다.

홍수방어벽 상단 투명 아크릴판을 넘어설 기세를 보였던 수위는 다행히 오전 11시께 집중호우가 그치고 하류 팔당호 수위가 낮아지면서 급격히 내려갔다.

곤지암읍 일대는 정오를 지나 안정을 되찾았지만 곳곳에 수해가 할퀴고 간 흉터가 남았다.

시가지 물이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고 배수구가 역류하면서 저지대 주택과 상가의 지하층은 물론 1층까지 물에 잠겼다.

2010년 7월 수해 때 하천 범람으로 뻘밭으로 변했던 곤지암초등학교도 휴교령이 내려진 가운데 운동장에 물이 차 발목까지 잠겼다.

학교 조무원 김모씨 "재작년 비 피해를 당한 뒤 주변에 침수를 막는 공사(홍수방어벽)를 했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다면 이번에도 여지없이 잠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곤지암초교 옆 이면도로 곤지암로 양쪽은 비 피해를 복구하러 나선 소방차들과 피해를 당한 주민들이 내놓은 가재도구 등이 뒤엉켜 혼잡을 빚었다.

10년째 교복 가게를 하는 박종운(45)씨는 "교복은 대부분 젖었고 재봉기계들이 물에 잠겨 못쓰게 됐다"며 "매년 이런 수해가 반복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여성의류 가게 앞에는 흙탕물을 뒤집어쓴 마네킹과 옷, 차 탁자 등이 인도를 차지한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소방호스로 가게 안의 청소했다.

주인 이현경(36·여)씨는 "재작년 이맘때에도 수해로 1억여원의 피해를 봤는데 오늘도 6천만원 정도 피해를 입었다"며 "사정이 이런데도 시에서는 직원 한 명 보내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변 방앗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방앗간 벽에는 1.5m 정도 높이에 페인트칠을 새로 한 듯한 경계선이 그어져 있었다.

방앗간 주인 이주호(55)씨는 "기계 15대가 모두 젖어 모터를 교체하려면 1천만원 이상 들 것 같다"며 "이보다 심했던 재작년에도 고작 100만원만 지원받았다"고 걱정했다.

곤지암천 상류인 만천리와 열미리 일대의 소규모 공장과 물류창고, 주택 곳곳에도 토사와 빗물이 흘러들었다.

도로변 배수구 뚜껑은 열린 채 나뒹굴고 있었고 일부 구간은 자갈밭으로 변했다.

그나마 곤지암천 주변은 2년 전 수해 이후 수방공사로 둑 붕괴 피해가 거의 목격되지 않았다.

곤지암읍에서 초월읍으로 이어지는 곤지암천변은 일부 농경지와 저지대 침수를 제외하고는 대형 피해를 모면한 듯 보였다.

2년 전 새터교 유실로 침수를 겪은 삼리 아파트 단지도 승강기 운행 중단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

당시 곤지암천 범람으로 1명이 숨지고 100억원 이상의 재산피해를 입었던 SRC(당시 삼육재활센터)도 홍수방어벽 덕에 위기를 넘겼다.

곤지암읍 일대 폭우는 이날 오전 6∼10시 4시간에 집중됐다. 곤지암천 상류이자 노곡천 유역인 도척면에는 오전 8시대 시간당 최고 84㎜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 밖에도 2011년 수해지인 송정4통 주택 11가구가 침수된 것을 비롯해 경안동 경안시장, 역3통 반지하 주택 32가구가 침수 피해를 봤다.

퇴촌면 원당리 나눔의 집 앞 지방도 등 10여곳에서 산비탈면 토사가 유출됐고 초월읍 지월리 중부고속도로 아래 도로 등 10여곳이 침수 또는 토사 유출로 교통이 통제됐다.

광주지역에는 2011년 7월 26~29일 시간당 최고 119.5㎜, 강우량 431㎜의 집중호우가 내려 모두 6명이 숨지고 1천618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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