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풍 배경, 새로운 사랑 눈뜨는 영웅이야기

울버린의 도움으로 일본 나가사키 원폭 현장에서 목숨을 구한 야시다(사나다 히로유키)는 죽기 전 울버린을 일본에 초대한다. 야시다는 전쟁의 폐허에서 건설사업을 일으켜 아시아 최고의 부자가 됐다. 그는 울버린에게 “불사의 능력을 달라”고 요구하지만 그날 밤 세상을 떠나고, 유언에 따라 손녀 마리코(오카모토 다오)가 회사를 물려받게 된다. 야시다가 꾸민 음모에 휘말린 울버린은 마리코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 과정에서 ‘엑스맨: 최후의 전쟁’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죽이고 죄책감에 시달렸던 울버린은 새로운 사랑에 눈뜬다.
이 영화는 정체성을 고민하는 영웅의 일대기와 음모로 얽힌 일련의 사건, 일본풍의 배경이 긴장감과 볼거리를 제공한다. 단 일본의 사무라이 문화와 일본인 3대 직계 가족이 각자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서로 죽이려 하는 모습은 사람에 따라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다. 전작을 보지 않은 관객은 이야기 전개를 매끄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그러나 휴 잭맨의 연기만큼은 일품이다. 마흔 중반에 이른 그는 ‘레미제라블’ 때와는 전혀 다른 건장한 체구를 뽐내며 액션과 내면 연기를 적절하게 소화한다. 지난 15일 ‘더 울버린’ 투어 일환으로 한국을 찾은 휴 잭맨은 “13년간 6번 울버린 역할을 맡으면서 약 300년을 산 울버린의 내면을 잘 표현할 수 있었다”며 “이번에는 예전 울버린과 달리 액션보다는 인간적인 모습을 더 많이 그렸다”고 전했다.
또 “오랫동안 한 캐릭터를 소화한 건 매우 좋은 기회였다”며 “울버린은 슈퍼 영웅 중에서 가장 복잡하고 멋진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더 울버린’은 ‘나잇&데이’ ‘3:10 투 유마’ ‘아이덴티티’ 등을 연출한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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