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10여 년이 흐른 지금 이곳은 새롭게 예술과 문화의 공간으로 변신했다. 삼탄아트마인은 삼척탄좌를 줄인 삼탄(Samtan)·예술(Art)·광산(Mine)의 합성어이다.
독일 에센에 위치한 폐광을 문화공간으로 바꾼 촐페라인 강 뮤지엄(Zollverein Ruhr Museum)을 모델로 했다. 촐페라인은 폐광의 원형을 유지한 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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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실로 거듭난 공간에서 한 관람객이 국내외 유명 작가와 레지던시 작가들의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
광원들이 채탄작업 후 석탄가루로 더러워진 옷을 모으는 세탁기가 놓인 빨래방은 옛모습 그대로 남아 있고 이곳에 조형물을 세워 그 당시의 모습을 재현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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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정원’. ‘석탄을 캐는 광부’의 조형물은 1974년 900갱에서 고여 있던 물이 터지는 사고로 희생된 광원들을 기억하는 곳이다. |
탄광에서 사용하는 기계들을 제작, 수리하던 공장은 레스토랑 832L로 만들어졌다. 해발 832m에 위치했다는 의미다. 손때 묻은 기계들이 와인바가 되고 테이블로 변신했다. 광원들의 몸을 데워주던 보일러실은 ‘붉은벽돌극장’으로 탈바꿈해 연극이나 뮤지컬·영화 등을 상영하는 소극장으로, 전기실은 작가와 함께 공방체험을 할 수 있는 문화예술공장으로 재탄생했다. 미술관 마당에는 1974년 해발 900m에 입구가 있는 갱도에 물이 터져 작업자 전원이 희생됐던 사고를 추억하는 ‘기억의 정원’이 만들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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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보전된 삼척탄좌 정암광업소 조차장. 당시 광부들은 여기서 육중한 철탑에 설치한 도르래(권양기) 줄을 타고서 하루 400여명씩 지하 600m까지 내려가 탄을 캤다. |
삼탄아트마인 김진만 전무는 “삼탄아트마인은 삼척탄좌 폐광 이후 침체한 지역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문화적 정서를 일깨우는 지역 문화 소생 프로젝트”라며 “몸을 데우는 석탄을 캐던 폐광 터에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예술광산으로 재탄생하는 것으로 ‘석탄 박물관’ 등 유사 시설과 차별되는 예술 일굼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글·사진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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