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단독] 경찰 ‘명예 징표’ 약장 패용 제멋대로

입력 :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경찰청장 등 지휘관 17명 조사해 보니
규정 어긴 약장 부착 수두룩… 한명도 제대로 안 달아
“모양 안 난다” 복제품 구입 사용… 정체불명 기장도
관련 교육·실태점검 사실상 전무… 해외선 엄격관리
경찰의 ‘약장(略裝)’ 패용 및 관리 실태가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규정을 지킨 지휘관을 찾기 어렵고 약장을 지급하느라 예산만 낭비되고 있다. 약장이란 재직 중 세운 공로로 수여받은 각종 훈·포장, 공로장, 기념장 등을 간단히 패용할 수 있게 만든 직물 조각이다. 개인의 ‘공직 역사’가 손바닥만한 직사각형 판에 압축된 셈이다. 경찰은 물론 해양경찰과 군인, 소방관 등 이른바 ‘제복 공무원’들은 공식행사에서 이 약장을 패용한 정장(정복)을 착용한다. 해외에서는 명예의 징표로, 제작·판매 및 패용을 엄격히 관리한다.

◆지휘부부터 엉망

17일 세계일보가 경찰청장과 전국 지방경찰청장 16명의 약장 패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규정을 지킨 경찰 지휘관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청장의 정장 사진 공개를 거부한 경남청(김종양)·제주청(김성근)을 제외하고 15명 가운데 김학배 울산청장의 규정 위반이 가장 많았다. 김 청장은 훈·포장 4개의 약장을 패용했는데, 프로필에는 옥조근정훈장·근정포장 2개 수여 사실만 있다. 홍조·녹조근정훈장을 허위 부착한 셈이다. 국난극복기장(1981년)과 88올림픽기장 등 경찰에 입문(1990년)하기도 전 공적의 기장도 다수 부착했다.

김정석 서울청장(1992년 입문), 김귀찬 경북청장(1994년〃)도 국난극복기장, IBRD·IMF서울총회(1985년)·86아시안게임·88올림픽 기장을 패용해 규정을 위반했다. 최동해 대구청장(1994년〃) 역시 1980년대 약장(국난극복기장 제외)을 다수 패용했다. 이만희 경기청장(1986년〃)과 정용선 대전청장(1987년〃)은 IBRD·IMF서울총회 기장을, 홍익태 전북청장은 규정에 없는 정체불명의 기장 2개를 각각 패용했다.

반면 패용해야 할 핵안보정상회의(2012년)·G20정상회의(2010년)·APEC정상회의(2006년) 기념장 등 최근 약장은 거의 전부 누락했다. 그나마 이성한 경찰청장과 백승엽 충남청장, 윤철규 강원청장, 전석종 전남청장이 핵안보 기념장만 누락해 위반 수준이 양호한 편이었다.

2000년 3월(위쪽)과 2002년 12월 입직한 경찰관이 패용할 수 있는 약장의 사례. 위쪽 약장엔 ‘경찰대개혁100일 기념장(2000년 3월15일)’이, 아래쪽엔 ‘월드컵기장(2002년 12월20일)’이 포함돼 있어 해당 시점 이후 입직자는 이 약장을 패용할 수 없다.
◆왜 이 지경인가

“약장 파는 곳에 가서 근무연수와 계급을 얘기하면 알아서 줍니다. 규정이 있긴 한데 잘 모르겠네요.”

이른바 ‘엘리트 집합소’로 불리는 경찰청·서울청 간부들의 답변이다. 지난해 한 언론사 시상식에서는 한 경찰관이 우측 가슴에 약장을 패용하고 찍은 사진이 보도된 일도 벌어졌다. 약장은 좌측 가슴에 패용하도록 돼 있다. 관련 교육이나 실태 점검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셈이다.

경찰공무원기장수여규칙은 본인이 수여받은 약장만 패용하도록 하고 있다. 약장은 훈·포장 5종, 근속기장 5종, 공로장 3종, 기념장 13종 등 총 26종으로 나뉜다. 공적을 세우면 인사기록카드에 기재한 뒤 해당 약장을 지급한다. 근속기장을 기준으로 연간 1만개 내외가 지급되지만 임의로 보관하다 분실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원칙은 옷핀 형태로 제작된 약장을 받으면 하나씩 추가해야 하는데, 너덜거리고 모양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1∼6줄로 일괄제작된 복제품을 구입해 쓰면서 규정을 위반하는 게 현실이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해외 사례 등을 검토해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조현일 기자

오피니언

포토

츠키 '매력적인 미소'
  • 츠키 '매력적인 미소'
  • 호피 무늬 수영복 입은 김사랑, 48세 나이 무색
  • 트와이스 다현 '반가운 손인사'
  • 박남정 딸 시은, 홀터넥 입고 '뼈말라' 몸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