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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총수, 소수지분으로 계열사 지배 더 심화

입력 : 2013-05-31 06:04:31 수정 : 2013-05-31 06: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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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순환출자 되레 늘어 경제민주화 ‘역주행’
10대 재벌 총수 지분율 0.99%, 기업 계열사 지분은 50% 육박
재무구조 불투명·연쇄부도 우려… 국회, 내달 신규 출자금지법 논의
10대 재벌 총수들의 기업 지배력이 여전히 공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 총수들의 지분은 1% 미만이었지만 총수 일가가 전체 그룹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는 변함이 없었다. 특히 경제민주화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재벌의 순환출자고리가 최근 5년간 크게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재벌 총수 기업 지배력 여전


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62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1768개 계열사)의 주식소유·순환출자 현황(4월1일 기준)을 공개했다. 10대 재벌 총수의 지분율은 1994년 3.2%에서 0.99%로 줄었다. 작년 0.94%에 이어 2년 연속 1%가 안 됐다.

반면에 이들 재벌기업의 계열회사 지분율은 같은 기간 35.3%에서 49.61%로 늘었다. 내부지분율은 1994년 43.6%에서 52.92%로 증가했다. 작년 55.73%보다 2.81%포인트 줄었지만 3년 연속 50%대다. 총수가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간 출자를 통해 대기업 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현상이 지속했다는 의미다.

총수 있는 43개 대기업집단(1519개 계열사)의 총수지분은 2.09%로 전년보다 0.04%포인트 줄었으나 친족지분율은 2.26%로 0.22%포인트 늘었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기업집단은 한국타이어(34.84%) 부영(34.81%) 아모레퍼시픽(23.81%) 등이었다.

총수일가가 100% 소유한 계열회사는 현대자동차 계열 광고회사인 이노션 등 57개사로 전년보다 3개사 줄었다. 총수 있는 집단의 평균 출자단계는 4.51단계로 총수 없는 집단(161개 계열사)의 1.52단계의 3배나 됐고 출자구조도 복잡했다.

◆5년간 생성된 순환출자고리 55.6%

계열사 간 순환출자가 형성(지분율 1% 이상)된 대기업 집단은 14개(124개 기업)로 한솔이 추가돼 작년보다 1개 늘었다. 이 중 2008년 이후 최근 5년간 새로 생성된 순환출자는 9개 집단 69개 기업으로 전체 순환출자고리의 55.6%를 차지했다.

순환출자는 합병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기도 하지만, 상법상 상호출자규제를 회피하거나 주력회사의 지배력 강화, 부실 계열사 지원을 위한 편법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최근 한라그룹은 한라건설이 부실해지자 이를 지원하려고 계열사인 만도를 동원하는 등 순환출자를 활용했다. 만도가 자회사인 마이스터에 3786억원을 출자하고 마이스터가 한라건설 유상증자에 3453억원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2008년 이후 롯데는 32개, 동양은 14개나 순환출자고리가 증가했다. 롯데는 롯데쇼핑·롯데리아·롯데제과 3사를 중심으로 거미줄식 순환출자구조를 형성했다. 동양은 금융·보험사가 순환출자고리의 핵심이었다.

순환출자로 기업의 재무구조가 불투명해지고 개별기업의 부실이 전체 계열사로 퍼질 위험이 커진다. 총수가 적은 지분으로 전체 계열사를 지배해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 등 총수 일가의 사익을 추구할 수 있다. 박근혜정부는 경제민주화의 핵심 이슈로 신규 순환출자 해소를 내걸었다. 신규 순환출자금지 규제는 6월 국회에서 입법 논의를 시작할 전망이다.

신영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대기업 집단의 부실 계열사 지원이나 3∼4세로의 편법 경영권 승계 등을 막고자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기존 순환출자는 공시의무 등으로 자발적 해소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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