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에 따르면 수용소에 수감된 이후에도 휴대전화를 갖고 있던 주 목사 부부가 수감 직후부터 현지 한국 대사관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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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에서 강제 추방된 ‘꽃제비’들의 가이드 역할을 했던 주모 목사의 어머니인 김연순씨가 29일 외교부 청사 앞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씨는 “대사관과 영사들이 아들 부부와 꽃제비들에게 한번도 접견이나 연락도 해주지 않아 강제추방됐다”고 폭로했다. 김동진 기자 |
주 목사 부부는 7년 전 선교 목적으로 중국에 갔다가 탈북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목격한 뒤 탈북자 돕기에 나섰다고 김씨는 전했다. 김씨는 지난해 가을 3박4일 일정으로 중국에 체류 중인 주 목사 부부를 찾아갔을 때 이번에 추방된 꽃제비들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고 했다. 당시 아들 내외는 이들과 1년 이상 함께 생활하면서 한국행을 준비 중이었다. 김씨는 “한 아이는 매우 영특해 많은 분량의 성경을 다 외울 정도였다”면서 “2명은 여자애였는데 몸집이 아주 작아서 우리 아들이 매일 우유를 주니까 몇달 새 10㎝나 컸다”고 안타까워했다.
주 목사 부부는 이날 귀국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주 목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20일 이민국 조사관이라는 사람 2명이 아이들(탈북 청소년)을 조사했는데, 그중 한 명이 북한말을 아주 잘하고 북한 정세를 아주 잘 알더라”라며 “지금 생각해보니 그 사람이 북한 대사관 직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북한 대사관 직원은 탈북 고아들에게 ‘최근에 탈북자들이 한국에 갔다가도 살기 어려워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는데 너희는 왜 굳이 한국으로 가려느냐’라고 물었다고 주 선교사가 전했다. 이에 탈북 청소년들은 ‘북한에서 배고파 죽느니 한국 가려고 한다’며 당당하게 대답했다고 한다.
북한말 잘하는 ‘조사관’이 의심스러웠던 주 목사는 이민국 조사가 끝난 뒤 우리 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조사 과정을 설명하며 “의심스럽다”고 말했지만 대사관 측에서는 “별 것 아니니 안심하라”면서 안일하게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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