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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신문활용교육)] 효율성만 중시하는 승자독식사회 문제점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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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5-05 20:19:23 수정 : 2013-05-05 20: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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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논리에 의해 특정 농작물만 인기
영화·도서 등 문화시장마저도 획일화
소수가 부·권력을 독점하는 결과 초래
다양성의 가치가 존중돼야 발전 있어
모두에 평등기회 부여할 때 실현 가능
■기출문제

제시문 〈가〉 〈나〉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바탕으로, 제시문 〈다〉의 소장의 관점을 비판하시오. (900자 ± 90자)

〈숙명여대 2011 수시 논술 1, 2번 응용〉

〈가〉 전체적으로 생물계의 다양성과 언어의 다양성 간에는 현저한 공통점이 있다. 다양성이 풍부한 곳들도 비슷한 지역에 밀집해 있고, 두 경우 모두 소수 이익집단의 교란적 행동이 잠재적인 파국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제 세계의 많은 지역이 밀과 보리, 쌀, 소 등 유라시아에서 기원한 몇몇 종으로 뒤덮여 있다. 경제적인 이유에서 비롯된 이러한 품종 단일화는, 우리가 이제야 그 가치를 깨닫기 시작한 풍부한 토착적 다양성을 대체해 가고 있다. 언어의 상황도 이와 기막힐 정도로 비슷하다. 단지 확산되는 종이 영어와 스페인어, 중국어라는 것이 다를 뿐이다.

〈나〉 승자의 리스트에 어떠한 사람이 포함될지 생각해 보자. 베스트셀러 작가, 월드컵 챔피언, 하버드대 졸업생, 옥스퍼드대의 로즈 장학생, 대법관, 잡지 표지에 실린 여배우, 내각의 수상, 프랑스 오픈 챔피언 등등. 이들의 공통점은 한 분야에서 우수한 실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받는 보상은 실제적인 능력보다는 상대적인 능력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프로 테니스 선수의 경우 다른 선수에 비해 얼마나 경기를 잘하느냐에 따라 수입이 달라진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일반적인 노동시장에서는 실제 능력 차이에 따라 보상이 결정된다. 승자독식시장의 두 번째 특징은 승자에게 돌아가는 보상이 소수의 최고 실력자에게 집중되고, 재능이나 노력의 미미한 차이가 엄청난 소득의 차이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다〉 ‘보카노프스키 방법!’ 소장이 거듭 말하자 견습생들은 작은 노트에 쓰인 그 단어에 밑줄을 그었다. 하나의 난자에서 하나의 태아로, 그것이 한 사람의 성인이 된다. 이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보카노프스키 방법으로 처리된 난자는 싹이 트고 증식하여 분열한다. 여덟 개 내지 아흔여섯 개의 싹이 트고, 하나의 씨눈이 성장해 완전한 형태를 이룬 태아가 되고, 각각의 태아가 모두 완전한 성인이 된다. 이전에 오직 한 사람밖에 태어나지 않았던 경우에 비해 아흔여섯 명이나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야말로 진보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중략〉…

‘사회적 안정의 긴요한 수단!’ 표준형 남녀, 균등한 일단(一團). 보카노프스키화된 한 개의 난자에서 태어난 인간들은 작은 공장의 노무자로 충당된다.

〈보기〉

‘아이언맨 3’가 벌써 3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개봉한 지 5일 만인 30일, 전국 관객 300만 돌파가 확실시된다. 지난 25일 개봉된 ‘아이언맨 3’(감독 셰인 블랙, 배급 소니픽쳐스릴리징월트디즈니스튜디오스코리아)는 29일까지 전국 290만7591명을 동원(1246개 스크린·영진위 집계)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일인 29일 하루에만 28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 30일 10만 관객만 더 모으면 300만명을 가뿐히 넘게 되는 것이다.

‘아이언맨 3’의 흥행은 이미 개봉 전부터 점쳐졌었다. ‘아이언맨’(430만) ‘아이언맨 2’(450만) 그리고 ‘어벤져스’(700만)로 이어지는 시리즈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충성도가 높고, 전편에 비해 완성도 높은 스토리와 더욱 화려해진 볼거리를 자랑한다.

2월 82.9%를 차지했던 한국영화 점유율은 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맹공에 4월 40.9%까지 떨어졌다. ‘전설의 주먹’(감독 강우석), ‘런닝맨’(감독 조동오) 등 비수기 극장가를 겨냥한 한국영화들이 시원찮은 스코어를 받아들면서 한국영화의 인기도 한층 풀 죽은 모양새다.

‘아이언맨 3’ 홍보 관계자는 “아이언맨의 흥행은 누구나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빠른 흥행세를 보일 줄은 몰랐다. 현재 ‘아이언맨 3’에 대적할 만한 경쟁작이 없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후략…

〈4월30일 세계닷컴〉

관객 동원 600만, 1000만이라고 떠들썩하면 한번쯤 그 영화를 보고 싶어진다. 그러나 많은 영화가 개봉 초기에 사라진다. 김연아 선수는 화려하지만 그 많은 피겨스케이트 선수가 모두 김연아 선수처럼 되지 않는다.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박지성 선수 뒤에는 수많은 무명의 축구선수들이 존재한다.

승자독식사회(The Winner-Take-All Society)는 로버트 프랭크와 필립 쿡의 책 ‘승자독식사회’(The Winner-Take-All Society)에서 나온 말로 20대 80의 사회를 넘어 소수의 사람이나 소수의 회사가 사회의 거의 전부의 부를 차지하게 되는 사회로 나아가는 현상을 표현하는 말이다. 승자독식사회가 가지는 특징은 이렇다. 모든 권력과 부가 소수에게 집중되는 현상이다.

능력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다른 누구보다 잘하면 된다. 그러나 그 대가는 천차만별이다. 부의 집중화가 스포츠나 도서, 영화 등 문화 시장에서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다. 결국 문화가 상품화되는 과정에서 경제논리가 적용되고 그 과정에서 특정 문화 상품만이 이익을 독점하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성의 가치가 훼손된다.

이처럼 효율성 추구라는 관점에서 사라져가는 다양성의 가치가 어떤 문제를 가질 수 있는지 사회 문화 등의 영역에 적용하여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숙명여대 기출 제시문을 통해 승자독식사회의 특징을 이해하고 이의 문제점을 한 번 살펴보자.

자본주의 사회의 승자독식 구조는 영화나 출판 같은 문화예술 영역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사진은 한 서점의 도서진열대의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다양성이 사라지는 현실


제시문 〈가〉는 생물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획일화되듯이 언어 또한 균질화되고 있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원리에 의해 특정 농작물이나 동물이 지배적인 종이 되는 과정에서 각 지역의 재래종이 사라진다. 마찬가지로 세계화 시대에 언어가 획일화되면서 그 문화마저도 획일화된다. 특정 언어의 문화적 독창성과 유일성이 빠르게 말살되고 있다.

이를 〈나〉 제시문에서는 승자독식사회로 설명하고 있다. 능력의 차이는 상대적이지만 그 대가는 엄청나다. 그 과정에서 베스트셀러나 흥행 영화가 되기 위해 문화 상품은 선정성을 기반으로 하지 않을 수 없다. 독자나 영화 관객의 관심 끌기에 집중함으로써 문화의 질적 하락을 막을 수 없다.

이처럼 두 제시문은 모두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 원인은 모두 문화시장에서 효율성을 기반으로 하는 이익추구의 논리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책이나 영화, 특정 스포츠 선수 등에 집중함으로써 부의 대부분을 소수가 독점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획일화로 인해 문화적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멋진 신세계’의 소장을 비판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제시문 〈다〉에서 소장은 보카노프스키 방법으로 하나의 난자에 96쌍의 쌍둥이를 생산하는 과정을 예찬하고 있다. 소장은 이렇게 획일화된 인간을 만들어냄으로써 사회가 안정되고 그것이 진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균질화된 인간을 생산해냄으로써 사회 갈등 없는 평화로운 사회가 가능할 것이라는 유토피아를 설계한다. 그러나 과연 그러할 것인가? 획일화는 소수 지배 계층이 효율적 지배를 위한 수단일 뿐 결코 사회 진보로 이어진다고 볼 수 없다. 특히 문화적 획일성은 공존과 평화를 가져올 수 없으며, 특권적 소수 세력의 지배권을 강화할 뿐이다. 오히려 복잡성, 창발성을 기반으로 하는 생명 현상에 역행하는 것으로 인간 본성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전체주의와 사회적 계급화를 낳는 부정적 결과만을 초래할 것이다.

김정희 강남인강 C&A 논술 대표 강사
◆효율성이 최고인가

그 어떤 사회도 효율성만을 지나치게 강조할 수는 없다. 우리의 생명 현상 자체가 복잡하고 다양하듯이 사회도 다양성을 기반으로 하였을 때 오히려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 문화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소수자의 독점은 다양한 수요자의 기호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문화상품의 질적 하락을 부추긴다. 또한 스포츠 경기에서도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경쟁의 논리가 승부조작으로 이어지며 기량을 가진 다양한 선수들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사라지게 된다.

이처럼 승자독식사회는 문화의 획일화를 조장하고 문화를 자본의 논리에 종속시킬 뿐이다. 생물학적으로도 유전적 다양성이 종의 발전에 기여하듯이 사회 문화적으로도 다양성의 가치는 사회 문화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그러므로 다양성의 가치를 존중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하다. 경제적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승자독식사회를 지양하고, 모든 이들에게 평등한 기회를 부여할 때 다양성의 가치는 실현될 수 있다.

김정희 강남인강 C&A 논술 대표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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