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장관은 이날 워싱턴 국무부청사에서 윤병세 외교장관과 현 정부 들어 첫 한·미 외무장관 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가) 박 대통령 방미 이전 타결되기를 매우 희망한다”면서“한국이 원자력 분야에서 국제 리더로 부상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협정 개정을 통해 합의된 방식으로 (양국의 원자력 협력을) 계속해 나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호혜적이고 시의적절하며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케리 장관에게 강조했다”고 말했다.
고위 외교 소식통은 케리 장관의 발언에 대해 “미국 측은 가급적 협상을 이른 시일 내에 끝내자는 게 기존 인식”이라며 “우리는 시기도 중요하지만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방침으로, 협정이 양측에 서로 이익이 되게 선진적인 방향으로 개정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미국 측이 바라는 조속한 타결은 한국 측에 우라늄 농축이나 사용후 핵연료봉의 재처리를 허용하지 않고 현 협정을 그대로 연장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우리 측은 협정 체결 39년이 지나 세계 원전 5위국으로 부상한 상황에 맞춰 내용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도 “케리 장관은 희망사항을 말한 것일 뿐”면서 “양국 간 타결 시한이 합의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이르면 다음 주 박노벽 외교부 한·미 원자력협정 협상전담대사가 워싱턴을 방문해 로버트 아인혼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와 만나 협상을 벌인다.
김동진 기자,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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