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28일 "오늘 경기지방경찰청으로부터 지난해 6월 7일 실시된 연합학력평가 시험문제가 유출된 정황이 있어 이에 대한 수사를 개시한다는 통를 받았다"며 "경찰과 별도로 도교육청도 이에 대한 진상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구체적인 경위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해당 학교와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사실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및 도교육청 조사 대상은 안양시 내 2개 고교로 알려졌다.
도교육청과 해당 학교들에 따르면 교사들이 시험 당일 문제를 미리 빼돌려 지인 등에게 유출시켜 인근 지역 대입학원으로 흘러들어가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고교 관계자는 "우리 학교도 오늘 경찰로부터 시험문제 유출 혐의에 대한 수사개시 통보를 받았다"며 "정확한 경위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한 교사가 시험 당일 아침 2∼3교시 수학과 영어 시험문제를 아는 사람에게 줬고 이 문제가 학원으로 흘러간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B고교 관계자는 "수사개시 통보를 받았다"며 "경찰은 통보서에서 지난해 6월 학력평가 시험문제 유출 가능성이 있어 수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해당 교사는 지난해 6월인가 7월 학생들의 진학상담을 위해 일부 학생의 정보를 학원에 준 적은 있으나 시험지를 유출시킨 적은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내 고교 3학년생들은 지난해 6차례 수능대비 전국 단위 연합학력평가를 치렀다.
4차례는 서울시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 인천시교육청 주관으로 실시됐으며 6월 7일과 9월 4일 두 차례는 교육과정평가원 주관으로 치러졌다.
교육과정평가원 주관 학력평가는 성적에 반영되지 않지만 수학능력시험과 동일한 절차로 진행된다.
평가원이 시험지를 전날 각 학교에 배부하면 각 학교는 교장의 직인을 찍은 상태에서 2∼3중의 잠김 장치가 돼 있는 특별 장소에 보관했다가 다음날 시험을 치른다.
이에 앞서 2009년 7월 서울 강남에서 EBS의 외주제작사 PD에 의해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가 사전 유출된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빚었다.
당시 경찰은 같은 해 3월 11일 실시된 전국연합학력평가의 시험 문제를 유출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윤모(44)씨와 서울 강남구 대치동 K학원 원장 김모(35)씨 등 3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연합학력평가 시험문제 유출이 사실로 확인되면 관계자들은 공무집행을 방해한 만큼 중징계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며 "도교육청은 시험문제 유출을 5대 중범죄로 보고 강력한 징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수사하는 것은 있지만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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