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송 시대 대학자 범익겸(范益謙)의 좌우명 중 “음란하고 난잡한 농담과 여색에 관한 말을 하지 말 것(不言淫 戱慢評論女色)”을 여섯 번째로 꼽았음은 시사하는 바 크다. 채근담도 “색욕이 불길처럼 타오를지라도 한 생각이 병든 때에 미치면 문득 흥이 식은 재 같아진다(色慾火熾 而一念及病時 便興似寒灰)”며 “그러므로 사람은 항상 죽음을 걱정하고 병을 염려하면 가히 헛된 일을 버릴 수 있다(故人常憂死慮病 亦可消幻業)”고 가르친다.
사회고위층 ‘성접대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우리 사회 전체의 심각한 도덕적 타락상과 함께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깊은 의문을 던져주는 사건이다. 안팎으로 썩고 곪아 부패의 냄새가 가득한 우리 사회의 근본적 개혁이 시급하다. 나 자신부터 바른 행동을 해야 하겠다. 인간에게는 마땅히 지켜야 할 도덕률이 있는 것이다. 그것을 무시한 채 사람을 대하고 세상을 살면 관계는 오래가지 않고, 자신 또한 설 땅이 없어지게 마련이다. 맹자의 말은 큰 울림을 준다. “자신이 도를 행하지 않는다면 처자도 행하게 할 수 없다.”(使人不以道 不能行於妻子).
남녀 모두 ‘청렴과 순결’을 지키겠다는 다짐과 실천이 시급하다. ‘성 상납’도 청렴 의무를 어기는 부정부패이기에 하는 말이다. “오직 선비의 청렴은 여자의 순결과 같아서 진실로 털끝 하나의 오점이라도 평생의 흠집이 된다.”(唯士之廉 猶女之潔 苟一毫之點汚 爲終身之?缺) 다산 정약용의 충언이다. 행복은 육체적 쾌락에 있지 않다.
녹명문화연구소장
唯士之廉 猶女之潔:‘오직 선비의 청렴은 여자의 순결과 같다’는 뜻.
唯 오직 유, 士 선비 사, 之 갈 지, 廉 청렴할 렴, 猶 같을 유, 女 계집 녀, 潔 깨끗할 결
唯 오직 유, 士 선비 사, 之 갈 지, 廉 청렴할 렴, 猶 같을 유, 女 계집 녀, 潔 깨끗할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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