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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도원도보다 100년 앞서…진품 땐 가치 수천억 달해

입력 : 2013-03-18 01:37:08 수정 : 2013-03-18 01:3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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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얼마나 될까 고려수묵화엔 그림을 그린 퇴경(退耕) 화사와 컬렉터인 유하노인(柳下老人)의 글씨가 있다. 그림 왼쪽 아래에 쓰인 유하노인의 글은 이렇다.

“오른쪽의 칠언절구는 송운곡의 ‘백구(白鷗)’ 시다. 내가 매번 이를 읽을 때면 정신이 맑아지고 상쾌해지는 것을 느낀다. 퇴경 화사에게 부탁하여 한 폭의 그림으로 그려 벽에 거는 보물로 삼았다.”

퇴경 화사는 그림 오른쪽 위에 송운곡의 시 ‘백구’를 썼다.

“타고난 본성이 세상 일에 구애받지 않고 소탈하여 품성이 매우 높아/ 맑고 깨끗한 가을 강물에서 노닐기에 충분하다/ 물고기 구하려 진흙탕에 가지 마라/ 도리어 진흙탕을 원망하며 타고난 하얀 털을 더럽히네.”

퇴경 화사가 그린 것은 송운곡의 시 ‘백구’이지만, 그림엔 이백의 시 ‘백로’가 그려져 있다. 머리에 긴 깃털이 두 개 달린 쇠백로다. 이규보가 보고 시를 읊을 정도로 명화였던 ‘독화로사도’를 퇴경 화사가 원작이나 화고를 보고 그렸을 가능성이 크다.

소장가나 그림을 그린 이가 당대 지식인들 사이에서 유행한 소식체나 미불체는 물론 조맹부체까지 완전히 소화해 내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수준 있는 문인화가로 추정된다.

조선 초기 안견이 그린 ‘몽도원도(몽유도원도·일본 덴리대학 소장)’보다 적어도 100년 앞선다. 몽도원도는 왕실 궁중용 채색화다. 시대로 보나 격조로 보나 고려수묵 문인화인 ‘독화로사도’가 몽도원도보다 가격대가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고려의 순수 회화작품이 1점도 없는 상황에서 이번에 발굴된 ‘독화로사도’를 가격으로 환산하기는 어렵지만 비슷한 시기의 중국 서화 값이 어느 정도 참고가 될 것이다. 2010년 베이징 폴리경매에서 북송 황정견(黃庭堅·1045∼1105)의 글씨 ‘지주명(砥柱銘)’이 780억원에 팔렸다.

미술계 한 인사는 “‘독화로사도’가 진품이라면 적어도 3000억원대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편완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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