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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 출전해 프리 경기를 앞둔 한국의 피겨여왕 김연아가 16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 웨스턴 페어센터에서 훈련하고 있다. |
김연아는 얼음 위에 올라서면 빙질을 느끼려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가볍게 활주를 시작한다. 스피드는 바퀴 수가 늘어날수록 빨라진다.
몸을 푸는 데도 단계가 있다.
우선 1~2바퀴를 돈 뒤에는 몸을 뒤로 돌린 상태로 스케이트를 타면서 양손을 뒤로 젖혔다가 노를 젓듯이 원을 그리며 앞으로 모으는 동작을 반복한다. 양다리도 이에 호응해 크게 벌렸다가 오므린다.
그 동작이 마무리되면 처음에는 앞으로, 이후에는 뒤로 스케이팅하면서 왼쪽,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꿔가면서 에스(S)자 곡선을 그리는 식으로 활주를 이어간다.
김연아가 양손을 펼친 상태에서 한 발로 몸을 지탱하며 빙판을 미끄러지는 순간은 몸을 어느 정도 풀었다는 신호다.
이렇게 어느 정도 몸에 땀이 나기 시작하면 쇼트프로그램이나 프리스케이팅의 스텝 연기를 먼저 맞춰본다.
그다음 단계는 본격적으로 점프를 점검하는 시간이다.
여기에도 순서가 있다. 김연아는 가장 먼저 이너바우어에 이은 더블 악셀로 점프 감각을 끌어올리고 나서 트리플 살코를 뛴다.
다음은 '교과서 점프'로 불리는 트리플 러츠 차례다. 이어 쇼트프로그램에서 판정 논란을 낳은 트리플 플립을 뛰고 나서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로 워밍업을 마무리한다.
김연아의 소속사인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매년 프로그램은 바뀌지만, 경기 직전 공식 훈련에서 시행하는 워밍업 프로그램은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면서 "어릴 적부터 몸에 밴 습관"이라고 설명했다.
김연아는 7살 때 처음 스케이트 화를 신었다. 그가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한 지도 이제 햇수로 어느덧 17년째다.
2002년 4월 트리글라프 트로피 노비스(13세 이하) 부문에서 첫 세계 대회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는 이제 세계 시니어 여자 피겨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성장했다.
지금의 김연아를 만든 것은 타고난 재능도 있겠지만 연습 패턴까지 몸에 밸 정도로 '연습벌레'에 가까운 그의 집요한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다.
2년 만의 메이저 국제대회 복귀전인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한 김연아는 현지 시각으로 16일 오후 10시46분, 한국 시각으로 17일 오전 11시46분에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 24명 선수 가운데 마지막 연기자로 '금빛 연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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