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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층의 사치품으로 전락한 미술품

입력 : 2013-03-15 23:29:59 수정 : 2013-03-15 23: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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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무 지음/매일경제신문사/2만원
그림값의 비밀-양정무 교수의 상업주의 미술 이야기/양정무 지음/매일경제신문사/2만원

미술 문외한도 미술시장 이야기에는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어느 대가의 그림이 비싸게 팔렸다는 식의 ‘그림값’ 얘기는 일반인 사이에서도 금세 화제가 된다.

신간 ‘그림값의 비밀’은 미술시장 이야기를 다룬다. 가장 고고한 예술로 불리는 그림이 가장 세속적 수단인 ‘돈’과 어떻게 얽혀 상호작용을 했는지 살펴본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에서 서양미술사를 가르치는 저자는 “그림은 화가의 손에서 한 번, 중개상(컬렉터)의 손에서 또 한 번, 이렇게 두 번 태어난다”고 말한다. 화가가 그린 수많은 그림 중에 중개상의 눈에 든 소수의 그림만 미술관에서 햇볕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초기 자본주의 시대에 미술시장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미술시장이라는 무대에서 작가와 중개상이 벌이는 갖가지 에피소드로 이어진다. 일관된 주제는 미술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현대 미술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미술계의 시장 종속화가 날로 심해지면서 예술성은 오직 화폐가치로만 판단되는 실정”이라고 지적한다. 작가와 딜러의 수익배분 원칙은 5대 5이며, 피카소의 작품이 연평균 약 9%의 수익을 냈다는 사실 등 직설적이고 흥미로운 미술계 돈 얘기도 담고 있다.

저자는 “미술시장의 비중이 커질수록 미술은 상류층만의 특수한 소비로 고립되고 있다. 미술을 일부 특수층의 손에 한정시키는 것은 누구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집필동기를 밝혔다. 미술 얘기지만 어렵지 않게 썼고, 돈 얘기지만 가볍지 않게 썼다. 그래서 잘 읽힌다.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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