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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강소국을 가다] ⑤ 이스라엘 국방정책·징병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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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2-14 14:54:33 수정 : 2013-02-14 14: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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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화된 지휘구조… 현역같은 예비군… 작지만 강하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과 함께 군대가 창설됐다. 우리 군도 같은 해 초대 국방장관이 취임하면서 정규군의 모습을 갖췄다. 그러나 우리가 1953년 휴전협정으로 사실상 전쟁을 멈춘 반면 이스라엘은 최근까지도 크고 작은 전투를 치르고 있다. 1년에 한 달 넘게 예비군으로 복무하면서도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우리보다 높은 이스라엘군의 숨은 강점을 살펴봤다.
◆작지만 강한 이스라엘군

이스라엘은 작지만 강한 군대를 갖췄다. 전체 인구가 759만명으로 서울시 인구보다도 적다. 그래서 작지만 강한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 불필요한 자리는 모두 없앴다.

상부 지휘구조도 간단하다. 국방장관이 군의 최고지휘관이며 실질적 지휘는 총사령관이 맡는다. 총사령관의 계급은 중장이며, 각군 사령관은 소장급이 맡는다. 4성장군인 대장은 없다. 우리는 대장 계급이 합참의장을 포함해 육군 6명, 해군 1명, 공군 1명으로 대장만 8명이다.

이스라엘군의 장군은 2000년대 초반까지 육군 20명, 공군 2명, 해군 1명으로 지금도 30명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군은 전체 장병은 63만9000명으로 이스라엘보다 3배 정도 많지만 장군은 430여 명으로 10배를 훌쩍 넘는다. 이스라엘의 최적화된 군 조직 모델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라엘 현지에서 만난 군인들은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장군과 병사 사이에도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우리 군의 강점”이라면서 “병사들에게도 책임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며 군의 기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슈아 아낫 전 예비군사령관이 지난달 21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국방부 내 사무실에서 이스라엘 예비군 제도를 설명하고 있다. 그의 뒤로 전투에 참가한 예비군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
텔아비브=조병욱 기자
◆전투병과 배치되는 이스라엘 여군


지난달 24일 텔아비브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라마트간의 텔하쇼머 모병소. 기자가 찾은 텔하쇼머 모병소는 5개의 이스라엘 모병소 가운데 하나로 연간 3500여명이 이곳을 거쳐 군인으로 거듭난다.

이스라엘 국민이라면 누구나 17세 때 신체검사와 적성검사 등을 거친다. 이듬해 군사 주특기 분류를 하고 이때 일부는 엘리트 정보부대 등에 차출된다. 19세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남성은 대부분 3년간 복무한다. 여성은 2년간 의무복무를 하지만 출산할 경우에는 병역을 연기하거나 면제받을 수 있다.

요시 마즐리아 모병소 교관(중령)은 “여성은 대부분 비전투 분야에 배치되지만 지원하면 심사를 거쳐 전투병과에도 배속된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병역법에 따라 모든 유대인에게 병역의무가 부여되며 다른 종교를 믿는 소수민족 등은 자원 입대할 수 있다. 이스라엘 지도층의 병역의무 이행은 사회의 모범이 되고 있다. 고위직 인사청문회 때마다 본인이나 아들의 병역 면제 의혹이 거론되는 한국의 지도층과는 사뭇 대비되는 모습이다.

병사들은 매달 200달러(약 21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으며 휴가는 1년에 15∼20일을 쓸 수 있다. 다만 비전투 병과는 우리나라의 상근예비역과 같이 집에서 출퇴근하는 경우도 있다.

이스라엘은 예비군도 1년에 한 달 이상 훈련을 받고 3년에 한 번씩 최전방에 배치된다. 사진은 최근 이스라엘군이 훈련하는 모습.
이스라엘군 제공
◆현역이나 다름없는 예비군


이스라엘은 적은 병력을 극복하기 위해 현역과 같은 예비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시적인 예비군 ‘훈련’이 아닌 예비군 ‘복무’에 가깝다.

이스라엘 예비군사령부에 따르면 병사 출신 예비군은 1년에 54일, 부사관은 70일, 장교는 84일을 훈련한다. 3년에 1번은 25일간 실제 작전에 배치된다. 대신 복무에 따른 보상으로 한 달에 약 160만원의 급여를 지급한다. 훈련도 거주지 부근에서 훈련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복무했던 부대로 돌아가 과거의 전우들과 함께 훈련을 받는다는 점이 우리와 다르다.

지난달 21일 텔아비브 시내에 위치한 국방부 예비군사령부에서 만난 조슈아 아낫 전 예비군사령관(준장)은 “이스라엘은 예비군이 주력이며 이들이 나라를 지켜낸다”고 말했다.

조슈아 전 사령관은 지난해 전역한 예비역이지만 이날도 군복 차림으로 권총을 허리에 찬 채 인터뷰에 응했다. 현역과 예비군의 구분이 없는 이스라엘군을 바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장교는 45세, 병사는 40세까지 예비군으로 복무하며 이후에도 자신이 원하면 연장할 수 있다.

그는 “예비군은 이스라엘 사회의 책임과 의무를 상징하는 것”이라며 “군 복무와 사회를 분리할 수 없다”고 했다. 조슈아 전 사령관은 “이 같은 예비군 제도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사회적 합의가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텔아비브·라마트간=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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