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슷한 시기에 석유에 의한 공기오염 문제가 발생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자동차 등의 가솔린이나 중유 사용 증가로 인한 스모그가 큰 환경문제로 등장한 것이다. 1940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처음 확인돼 ‘로스앤젤레스형 스모그’로 불린다. 석유 연소가스 성분에 태양광선이 작용해 나타나는 대기오염이어서 ‘광화학 스모그’로 불리기도 한다. 로스앤젤레스형 스모그는 시정(視程)을 감소시키고 눈과 호흡기 자극 증상을 일으킨다. 식물성장의 장애요인이 되기도 한다.
중국 베이징을 뒤덮은 극심한 스모그 현상으로 호흡기와 심혈관 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스모그 공습은 동·중부의 허베이·허난·장시성 등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베이징 시내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한때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의 40배까지 치솟았다. 스모그의 주범으로는 겨울철 난방용 석탄이 꼽히고 있다. 도심 차량 급증으로 인한 매연과 건설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먼지 등도 오염원이다. 런던형과 로스앤젤레스형을 혼합한 ‘베이징형 스모그’인 셈이다.
우리나라에도 나흘째 미세먼지 농도가 짙게 나타났다. 서울 부산 등 많은 지역이 평소 수준의 2∼3배까지 악화됐다. 어린이와 노약자가 호흡기 질환에 걸릴 수 있는 수준이다. 쌓였던 눈이 녹으면서 발생한 수증기에 먼지와 오염물질이 달라붙은 ‘해빙 스모그’ 때문이라고 한다. 중국을 강타한 스모그도 한반도로 날아와 대기 오염을 가중시켰다. 초미세먼지에 오래 노출되면 호흡계·심혈관계 질환뿐 아니라 폐암까지도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어린이와 노약자, 호흡기 환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안경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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