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환자 복합 처방 성분 평균 6.7개

노인층의 항생제 등 의약품 오남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연령층에서는 항생제 과다복용이 감소하고 있지만 노인층은 오히려 투약량이 증가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1년도 의약품 소비량 및 판매액 통계 심층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보험청구자료를 이용해 표본을 산출한 결과 2011년 한 해 70세 이상 노인 1000명당 40.0명이 ‘매일’ 항생제를 투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같은 기간 우리 국민 전체 평균인 1000명당 26.6명에 비해 크게 높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2010년 1000명당 19.8명)과 비교하면 갑절이나 높은 수치다. 특히 국민 전체 평균이 2010년(27.1명)보다 소폭 감소하는 등 전체 연령층에서 항생제 투여가 일제히 감소한 가운데 70세 이상 노인만 38.1명에서 40.0명으로 증가했다.
하루 평균 항생제 값 지출액도 70세 이상이 1000명당 20만7681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9세 이하’ 영유아 14만9760원, ‘60대’ 12만3374원 순이었다.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부적절한 의약품 처방 역시 상당했다. 적정 수준을 넘어 투여하면 과도한 진정 효과 등 각종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디아제팜’은 이들에게 1000명당 20.3명에게 매일 투여된 것으로 조사됐다.
여러 약품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사례도 노인층에서 두드러졌다. 2011년 9월 한 달 동안 20∼64세 성인환자가 처방받은 의약품 성분 수는 평균 4.97개였으나, 65세 이상 노인환자는 6.72개로 나타났다. 이렇게 여러 약품을 한 번에 투여하면 약품 간 상호작용을 일으켜 예상치 못한 신체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노인층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건강에 대한 염려가 크다 보니 스스로 병·의원에 요구해 약품을 과잉 복용하는 경향이 짙다”면서 “불필요한 항생제 복용을 막을 계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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