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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삼성경영 25년] (하) 휴대폰 세계 정상에 오르다

입력 : 2012-11-23 22:32:53 수정 : 2012-11-23 22:3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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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기술에 올인… 애플 산 넘고 노키아 물 건너 1995년 3월 삼성전자 구미 사업장. 이건희 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15만대의 불량 무선전화기를 불태우는 ‘화형식’이 진행됐다. 제품 가격이 500억원에 달했지만 고객의 외면을 받는 저품질 제품은 절대 만들지 않겠다는 각오로 불량 제품을 전량 폐기했다. 그로부터 16년이 흐른 2011년. 삼성은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1위에 올랐다. 올해는 ‘휴대전화 왕국’ 노키아마저 몰락시키고 전체 휴대전화 시장 1위에 등극해 ‘애니콜 신화’를 다시 써내려가고 있다.

◆휴대전화 세계 정상에 서다

삼성의 휴대전화 역사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애니콜이다. 지금은 추억 속의 제품이지만 1984년 무전기만 한 속칭 ‘흉기폰’ 모토로라 카폰이 등장한 이후 국내 휴대전화 시장은 모토로라가 철옹성을 구축했다. 삼성이 1988년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 휴대전화(SH-100)를 시장에 내놓았지만 벽을 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1993년 이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을 선언한 이후 사정은 달라졌다. 이 회장은 “반드시 1명당 1대의 무선 단말기를 가지는 시대가 온다. 전화기를 중시해야 한다”며 신수종 사업으로 휴대전화를 지목했다.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한 삼성은 1994년 10월 애니콜 브랜드의 첫 제품인 ‘SH-770’을 출시했고 시장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1995년 8월 마침내 애니콜은 세계 휴대전화 시장 1위인 모토로라를 제치고, 51.5%의 점유율로 국내 정상에 올라섰다. 당시 한국은 모토로라가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유일한 국가였다.

삼성의 애니콜 신화 이후 우리나라의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급증하게 된다. 삼성이 자체 휴대전화를 개발하기 전인 1987년 우리나라의 무선통신기기 수출 실적은 5억3800만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삼성이 세계 최초로 CDMA를 상용화한 1996년 수출은 12억2900만달러로 확대됐고 삼성이 세계 2위에 오른 2004년 수출은 262억2300만달러로 확대됐다. 지난해 무선통신기기 수출 실적은 273억2500만달러로 TV 등 가전제품 수출(133억2800만달러)의 두 배가 넘을 정도다. 휴대전화는 이제 한국 수출의 효자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애니콜 신화 계속된다

삼성의 휴대전화 사업은 애플의 아이폰이 나오면서 한때 주춤했다. 불과 3년 전인 2009년만 해도 삼성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고작 3.7%에 불과했다. 시장은 노키아(38.8%)와 애플(14.4%)이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확한 시장 흐름 예측과 과감한 투자로 삼성은 2010년 글로벌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를 탄생시켰고 7개월 만에 1000만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1년 후속작 갤럭시S2도 5개월 만에 100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성공에 힘입어 삼성은 그해 단숨에 애플(19%)과 노키아(15.8%)를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에 1위에 올랐다.

올해 들어서도 갤럭시S3가 5개월 만에 3000만대 판매를 돌파, 독주체제를 구축하며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33.9%까지 확대돼 2위 애플(16%)을 더블스코어 차이로 압도하고 있다. 또 애플, 소니(5.2%), HTC(4.8%), 노키아(3.8%)를 합친 점유율(29.8%)보다 많다. 전체 휴대전화시장에서도 3분기 1억300만대를 팔아 시장점유율 27.2%로 휴대전화 왕국 노키아(21.9%)마저 무너뜨렸다.

스마트폰 사업은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인 ‘인간중시’와 ‘기술중시’가 잘 드러나는 성공사례로 분석된다. 이 회장은 2011년 7월 선진제품 비교 전시회에서 5년, 10년 후를 위해 당장 소프트웨어, 디자인, 서비스 등 소프트기술과 S급 인재, 특허를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경쟁사보다 앞선 제품을 만들 자신이 없으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한다”며 혁신제품을 주문했고 이는 갤럭시S 시리즈와 신개념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최근 미국의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인터넷판은 삼성의 성공 배경을 ▲정확한 시장 흐름 예측 ▲신속 개발·대량 생산 ▲막대한 마케팅 자금력 ▲이동통신업체와 원활한 협조관계 등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3가 출시 5개월 만에 3000만대 판매를 돌파한 지난 4일 삼성전자 직원들이 3000만대를 뜻하는 숫자판으로 퍼포먼스를 연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처럼 삼성의 휴대전화 사업이 쾌속질주하면서 삼성의 브랜드 가치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브랜드컨설팅그룹 인터브랜드의 브랜드가치 조사에 따르면 삼성 휴대전화 점유율이 5.5%에 머물던 2000년 브랜드 가치는 52억2000만달러로 43위에 머물렀다. 올해 삼성은 3분기 휴대전화 점유율 27.2%, 스마트폰 점유율 33.9%로 1위를 지키면서 브랜드 가치가 328억9000만달러로 껑충 뛰었고 처음으로 톱10(9위)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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