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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철드는 ‘어른아이’의 불편한 진실

입력 : 2012-11-09 10:29:44 수정 : 2012-11-09 10: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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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로 인한 성조숙증 뼈 성장판 막아 성장시기 놓칠 수 있어

몇 년 전에 개봉한 송창의, 이완 주연의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전쟁 후 홀로 남겨진 소년들의 생존기를 다룬 작품이다.

부모를 잃은 소년들이 어떻게든 살아보고자 “기브 미 쪼꼴렛”이란 생활 영어도 일찍 터득하고,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현물을 매점매석 해 큰 차익을 노리는 ‘봉이 김선달’ 식의 지혜를 발휘하기도 한다. 마땅히 어른들의 보호아래 살아가야 할 아이들이 자신들이 처한 환경과 현실로 인해 내적 조로증에 걸려 조기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엔 비록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은 아니지만 생활 속에서 오는 스트레스들로 조기 성숙하는 아이들이 많다. 부모가 지속적으로 주는 공부에 대한 부담감, 친구와 경쟁으로 인한 열등감 등이 대표적인 스트레스로 꼽히고 있다.

한창 뛰어 놀며 자라야 할 아이들이 강제적이고 과도한 학습 때문에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아졌기 때문에 철이 일찍 들게 된다는 것인데, 아이가 일찍 철이 들면 “대견하다” “자랑스럽다” 등의 칭찬과 함께 기대치가 높아져 아이는 더 어른스럽게 행동하려는 강요를 받게 된다.

오랫동안 성조숙증을 진료해온 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한의학 박사)은 “너무 일찍 철드는 아이의 가장 큰 문제는 사춘기가 일찍 찾아와 키 성장에 영향을 주게 된다”면서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성호르몬 분비량이 달라져 뼈의 성장판이 일찍 닫혀 성장 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 아이들의 바른 성장을 위해서 어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옛 속담에 ‘키가 크면 싱겁다’라는 말이 있는데 거꾸로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고 느긋한 사람이 조급하고 짜증이 많은 사람보다 키가 더 잘 큰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아이들은 밝고 여유롭게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어린 아이들의 경우 학습은 놀이의 연장으로서 흥미를 보이는 선까지 하게 하고, 하기 싫다고 짜증을 내는 경우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조기교육에 아이들을 내몰아서는 안 된다.

조기교육으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는 아이들의 성조숙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이 뭘 알겠느냐’며 일방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 대수롭지 않은 일이 아이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히 대해야 한다. 사소한 일에 상처받기 쉽고 마음 속에 담아두기 쉬운 시기가 아동기와 사춘기이기 때문.

박 원장은 “아이가 유난히 어른들 일에 관심이 많거나 또래보다 성숙하다면 성장판 검사와 골연령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여자 아이의 경우 때로 초경을 늦춰 주면 성조숙증으로 인한 작은 키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소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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