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카페 '아이폰&아이패드 사용자 모임(아사모)' 회원들은 호주에서 구매해 각각 SK텔레콤과 KT로 개통한 아이폰5를 이용해 홍대, 강남, 신촌 등 번화가에서 속도를 측정한 결과를 공개했다.
홍대 2곳, 신촌 2곳, 교대 2곳, 강남 2곳에서 각 2회에 걸쳐 데이터 속도 측정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진행한 실험에서 16회 모두 SK텔레콤의 LTE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LTE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는 SK텔레콤이 20Mbps, KT는 13.2Mpbs였다. 강남역 CGV 앞에서는 1차 때 SK텔레콤 27.7Mbps, KT 6.2Mbps로 큰 차이가 났지만 2차 때는 SK텔레콤 16.8Mbps, KT 5.9Mbps로 격차가 줄어드는 등 편차가 있었다.
특이한 점은 SK텔레콤으로 개통한 아이폰5가 SK텔레콤의 주력 LTE 주파수 대역인 800㎒ 대역이 아닌 1.8㎓ 대역만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의 LTE 가입자 대부분은 800㎒ 대역을 이용하고 있으며, 멀티캐리어(MC) 보조망인 1.8㎓ 대역은 MC 지원 단말기를 보유한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다.
MC를 지원하는 단말기는 베가레이서2와 베가R3·갤럭시노트2·옵티머스G 등 최신 스마트폰에 한정돼 있어서 현 MC 이용자들은 매우 빠른 LTE 데이터를 즐길 수 있다.
국내 출시될 아이폰5가 SK텔레콤의 MC를 지원하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원한다면 아이폰5 경쟁에서 SK텔레콤이 상당한 경쟁력을 보유하게 된다. 아이폰5로 MC를 서비스할 가능성이 있는 사업자는 SK텔레콤이 유일하다.
그러나 이를 반대로 말하면 해외에서 공수한 아이폰5를 SK텔레콤으로 개통하면 1.8㎓ MC 망을 구축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LTE를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이 된다. 이번 실험은 SK텔레콤의 MC 망이 구축된 지역에서만 진행됐다.
SK텔레콤으로 개통한 아이폰5가 800㎒과 1.8㎓ 대역을 모두 지원한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SK텔레콤의 800㎒ 대역과 KT의 1.8㎓ 대역에서의 아이폰5 LTE 속도는 국내에 아이폰5가 출시된 이후에 정확히 비교할 수 있다.
호주용 아이폰5가 800㎒ 대역과 1.8㎓ 대역을 모두 탑재했는데도 한국에서 1.8㎓ 대역만 탐지하는 이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SK텔레콤은 "해외에서 들여온 아이폰5에 걸린 주파수 제한을 해제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아사모 회원들은 같은 장소에서 갤럭시S3 LTE로도 SK텔레콤과 KT의 LTE 속도를 비교했다.
홍대와 강남에서는 KT의 LTE 속도가 더 빠르게 측정된 경우가 많았고, 신촌과 교대에서는 SK텔레콤과 KT가 비겼다. 강남역 8번출구 2차 시기에서는 SK텔레콤 0.58Mbps, KT 32.90Mbps로 나오는 등 큰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이번 실험은 국내 이통사의 망 연동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아이폰5를 활용했고, 장소별로 2회밖에 시행하지 않았다는 점 등에서 SK텔레콤과 KT의 LTE 속도를 비교하는 기준이 될 수 없는 것이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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