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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출판단지 내 숙소 ‘지지향’…책의 향기에 빠져 1박2일!

입력 : 2012-10-22 20:50:09 수정 : 2012-10-22 20: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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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없다 투숙객들은 객실·로비를 빼곡히 채운
5000여권의 책속에서 마음껏 유영한다
박완서·함석헌·김훈·신경숙 …
‘작가의 방’에서 만나는 문인들의 흔적도 향기롭다
서울 도심에서 1시간이면 도착하는 경기도 파주는 수도권 사람들이 주말에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하루 나들이 코스로 생각하는 여행지다. 그러나 독서의 계절인 가을에 파주에서 하룻밤 묵으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 자유로변에 있는 파주출판단지 내 숙박시설 ‘지지향’이다. 이곳의 객실엔 TV가 없다. 대신 책이 놓여 있다. 로비와 복도에도 투숙객이면 누구나 빌려볼 수 있는 책이 비치돼 있다.

‘박완서 방’(508호)에 놓인 그의 작품과 사진.
# 숙소 객실에서 박완서·김훈을 만나다


지지향(紙之鄕). 종이의 고향이라는 뜻이니 출판단지 안에 있는 숙소 이름답다. 2007년 문을 연 지지향은 출판단지 내 유일한 숙박시설이다. 원래는 출판단지를 찾는 손님이나 연수자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로 지어졌으나, 일반인의 숙박도 가능하다.

지지향은 79개의 모든 객실과 1층 로비에 TV가 없다. 로비에는 12칸 높이의 기다란 기둥 모양 책장에 300여 권의 책이 꽂혀 있고, 그 아래 편하게 앉아서 책을 읽을 소파들이 곳곳에 놓여 있다. 객실에도 책이 30여 권씩 꽂혀 있다. 가장 높은 층인 5층에도 복도에 200여 권이 책이 꽂힌 서가가 있다. 100여개 출판사로부터 기증받아 비치해 놓은 책이 모두 3000여 권에 달하고, 따로 보관 중인 책까지 합치면 모두 5000여 권쯤 된다. 투숙객은 이 책들을 무료로 맘껏 읽을 수 있다. 숙소가 작은 도서관을 겸하는 셈이다.

TV를 없애고 이를 책으로 대신하자는 아이디어는 파주출판도시 이사장인 이기웅 열화당 대표가 내놓았다. 지지향에 묵는 동안 독서를 통한 사색과 묵상의 시간을 제공하자는 취지였다.

지지향에는 특정 작가의 책으로만 꾸민 ‘작가의 방’도 있다. 수개월 전 박완서·박범신·함석헌의 방을 만든 데 이어 지난달에는 신경숙·김훈의 방을 만들었다. 박완서의 방(508호)·함석헌의 방(501호)에는 작가의 사진과 유품도 전시하고 있다. 특히 ‘박완서 소설전집’ 40여 권이 비치된 박완서의 방에는 그가 1979년 ‘문학과사상’에 발표한 소설 ‘엄마의 말뚝’의 친필 원고 일부도 전시하고 있다.

파주출판단지 게스트하우스인 ‘지지향’ 로비.
# 책이 있는 놀이공간으로 진화한 출판단지


파주출판단지는 이젠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가족 나들이 공간이 된다. 시중보다 싼값에 책을 살 수 있고, 다양한 즐길 거리도 갖춘 ‘책이 있는 놀이공간’으로 진화한 것이다. 현재 40여 개 출판사들이 책방과 북카페, 미술관과 어린이 극장 등을 갖춘 공간을 운영 중이다.

요즘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지난해 문을 연 살림출판사의 ‘앨리스하우스’. 1층에 서점, 2층에 북카페가 있으며 3층에는 어린이 암벽교실과 목공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출판사 건물 주위를 도는 미니 전기열차와 토끼 생태공원도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출판도시는 거리 자체가 건축공원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멋진 건물이 많다. 특히 ‘건축의 시인’이라고 불리는 포르투갈 건축가 알바루 시자가 설계한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평일에만 개관)은 뛰어난 조형미로 명성이 자자하다.

# 심신이 건강해지는 심학산 둘레길과 장단콩마을

출판단지를 벗어나도 파주에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널려 있다.

출판단지를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심학산은 입구에서 20∼30분만 걸으면 꼭대기에 도달하는 해발 194m의 낮은 산이지만, 산 정상에서 펼쳐지는 전망은 한강 하류에서 최고로 꼽힌다. 산자락을 따라 6.8㎞의 둘레길도 조성돼 있어 트레킹 코스로도 그만이다. 민통선 지역에 자리한 장단면의 장단콩마을은 대규모 콩 재배지로, 청국장과 두부 요리 등 ‘슬로푸드’를 맘껏 즐길 수 있다. 아름다운 숲과 연못을 자랑하는 벽초지수목원은 요즘 가을 정취가 가득하다. 카트를 즐길 수 있는 파주스피드파크, 유명 브랜드 옷을 싸게 살 수 있는 아웃렛도 있다.

파주=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 여행 정보

(지역번호 031)=파주출판단지에서는 23일까지 파주북소리 축제가 진행된다. 대형 도서 전시와 공연, 강연, 북마켓, 체험행사 등 130여 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지지향(955-0090)의 하루 숙박료는 12만, 13만원. 지지향은 갤러리와 카페, 레스토랑도 갖추고 있다. 장단콩마을(031-953-7600)은 미리 예약하고 마을 주민의 안내를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다. 경비를 서는 군인들에게 신분증을 맡기고 임시차량출입증을 받아 안으로 들어간다. 된장·고추장을 택배로도 판매한다. 살림앨리스하우스(955-4600), 미메시스 아트뮤지엄(955-4100), 벽초지수목원(957-9303), 파주스피드파크(95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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