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기 기독교 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캐런 L 킹(58) 하버드대 신학부 교수는 1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된 국제 콥트학회에 4세기 콥트어로 작성된 파피루스 문서 파편을 공개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하버드매거진 등이 보도했다.
킹 교수는 ‘예수 아내의 서(書)’로 명명한 이 문서를 해독한 결과 “예수가 그들에게 말하기를 ‘나의 아내’” “그녀는 나의 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마리아는 그럴 만하다” “마리아는 그럴 만하니” “그녀와 함께하니” 등이 적혀있었다고 했다. 파피루스, 초기 기독교, 고대 콥트어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로저 배그널 뉴욕대 교수, 앤 마리 류젠디크 프린스턴대 교수, 아리엘 쉬사 할레비 이스라엘 헤브루대 교수 등은 모두 이번 문서를 진본으로 인정했다.
킹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예수 사후 수백년 후에 작성된 문서이니만큼 이것을 예수가 결혼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로 볼 수는 없다”면서도 “이미 2~4세기부터 예수의 결혼 여부가 신자들의 관심사였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댄 브라운이 옳았다고는 말하지 말아 달라”며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는 예수와 마리아의 결혼 얘기를 다룬 소설이다. 이 책에 따르면 예수와 마리아 사이에 태어난 아이가 자라 프랑스 왕족과 결혼했고, 현재까지 그 혈통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발간 당시 엄청난 화제를 일으키며 전세계 6000만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591년 그레고리우스 교황은 마리아를 ‘창녀’라고 정의했다. 1969년 교황청은 마리아를 ‘죄지은 여인’이나 ‘창녀’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마리아가 예수의 아내였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여성 사제를 허용하라”는 주장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팀 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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