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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쪽같이 사라진 삼성 OLED… 기술유출 '비상'

입력 : 2012-09-04 23:40:29 수정 : 2012-09-04 23: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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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용 2대 獨 운송 중 도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2’ 개막을 사흘 앞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만국박람회장(메세 베를린). 삼성전자 직원들은 전시회에 선보일 제품을 트럭에서 내려 점검하다 깜짝 놀랐다. 아직 출시도 안된 최첨단 제품인 55인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2대가 포장 박스만 남긴 채 감쪽같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즉각 확인에 나섰지만 사라진 OLED TV를 찾을 길은 없었다. 언제, 어디서 없어진 것인지조차 알아내기 힘들었다. 삼성은 결국 독일과 한국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달 31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2’에서 많은 관람객이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OLED TV 등 다양한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이번 박람회에 전시하려고 모두 55대의 OLED TV를 베를린으로 보냈다. 지난달 21일 수원사업장에서 OLED TV를 포장했고 항공편을 이용해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까지 옮긴 뒤 베를린 전시장까지는 트럭으로 운송했다. 운송담당 업체는 ‘이플러스 엑스포’로 삼성전자가 2006년부터 매년 열리는 IFA와 소비자가전쇼(CES) 전시제품의 운송을 맡긴 업체다.

문제는 자연색에 가깝고 LCD 대비 1000배 이상 빠른 응답속도와 백라이트가 필요없는 얇은 구조로 ‘꿈의 화질’로 불리는 OLED TV가 올해 4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관련 기술은 현재 전 세계에서 삼성과 LG만 개발에 성공해 이번 IFA에서도 삼성과 LG만 제품을 선보였다. 따라서 제품이 경쟁사로 넘어가면 수조원대의 기술이 통째로 유출될 우려가 크다.

55인치 TV용 OLED 패널 개발에 삼성은 1조3800억원, LG는 1조27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를 쏟아부었다.

OLED TV는 기술 구현이 매우 어려운 제품으로 일본과 중국 기업들은 자금과 장비가 있어도 개발을 못할 정도다. 따라서 경쟁사들이 제품을 사전에 입수한다면 기술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패널을 얇게 하기 위해 스탠드 바닥 부분에 중요 부품을 모두 집어넣은 LG제품과 달리 삼성 제품은 패널 뒷부분에 회로도를 포함한 중요한 기술이 집약돼 경쟁사가 본체만 입수해 이를 분해하면 중요한 기술을 쉽게 얻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단순 도난보다는 조직적인 범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생산현장에서 55인치 TV용 OLED 패널의 회로도를 무단 반출해 이스라엘, 중국, 대만에 빼돌린 검사장비 업체 직원이 적발되기도 했다. 한국 기업의 TV가 세계시장 1, 2위를 석권하고 있어 기술을 빼내려는 해외 경쟁업체의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2001년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열린 국제방송장비전시회(NAB)를 앞두고 출품하려던 63인치 PDP TV를 호텔에서 도난당하기도 했다. 이 제품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얇은 두께 8.33mm를 구현했으며 전 세계에서 3대에 불과한 제품이었다. LG전자도 2000년 3월 독일 세빗 전시회에 60인치 PDP TV를 내놓기 위해 프랑크푸르트공항에서 뉴델리공항으로 옮기다 제품을 도난당했다.

최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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