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대표 “잘 진행됐다” 자화자찬
김한길 “후보들 당 계파의심 아픈 일”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자중지란에 빠져들고 있다. 31일 확대간부회의에선 대선 후보 경선 초반 파행 사태를 겪으면서 쌓여왔던 비문(비 문재인) 진영 불만이 봇물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이해찬 대표의 “경선이 잘 진행됐다”는 자평이 원인이 됐다.
비문 후보 제주 경선 불복 사태 여진이 채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이 대표가 자화자찬을 하자 김한길 최고위원이 “후보들로부터 당이 계파 이기주의나 패권주의에 빠져 있다고 지적당하는 것은 매우 아픈 일”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이제 모든 사안을 대선 승리라는 하나의 잣대로 재단, 대선 승리에 약이 되는지 독이 되는 일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문 후보들이 ‘이해찬·문재인 담합론’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을 상기시킨 것이다.
취재진을 내보내고 이어진 비공개회의 분위기는 더 냉랭했다. 정청래 당 선관위 부위원장이 겸임 중인 모바일 검증단장을 제3자에게 넘기겠다는 뜻을 밝히자 이종걸 최고위원이 문제의 모바일투표 로그 파일을 자체 검증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비문 후보 측 요구를 전향적으로 검토하자고 요구했다. 듣고 있던 김 최고위원은 “무슨 잡음이 이렇게 나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자 이 대표는 “이것으로 마친다”며 의사봉을 거세게 내리치는 것으로 회의를 종료했다고 한다.
대선 후보 경선은 모바일투표 오류와 보이콧 소동을 겪으면서 참여 열기가 급속도로 가라앉고 있다. 8일 접수가 시작된 국민선거인단은 이날 간신히 100만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증가속도는 제주 경선 직전 하루 최고 6만8000여명에서 이번주 하루 3만명대로 확 떨어졌다.
또 이날 오전에는 전북 및 인천지역 모바일투표에서 업체 실수로 인천지역 투표자 주민번호 본인인증 절차가 누락돼 10여분간 투표가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손학규 후보 측 김유정 대변인은 “입이 닳도록 모바일투표 문제점을 지적해 왔는데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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