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라벤’ 진로 논란

기상청 발표 美·日과 큰차이
일부 “이동경로 조작” 주장

한국과 일본, 미국이 발표한 제15호 태풍 ‘볼라벤’의 이동경로가 크게 달라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한국 기상청 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기상청은 지난 28일 오후 3시 볼라벤의 위치를 서울 서북서쪽 120㎞ 해상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일본 기상청 지역태풍센터(RSMC)와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이보다 100㎞ 서쪽에 볼라벤이 위치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후 한국 기상청은 볼라벤이 그대로 북진해 북한 황해도에 상륙했다고 발표했지만 다른 두 기관은 서쪽으로 치우쳐 신의주 부근에 상륙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한국 기상청이 볼라벤의 이동경로를 조작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러나 한국 기상청은 곧바로 반박자료를 내 “태풍이 약해지는 시기에 구름대가 흩어져 태풍의 정확한 중심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전문가들의 분석에 차이가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

볼라벤이 바다에서만 이동한 것도 분석을 어렵게 했다. 해상에서는 기압과 바람의 세기 등을 관측할 수 없어 위성영상에만 의존해서 판단해야 한다.

볼라벤의 정확한 이동경로는 내년 초가 돼야 알 수 있다. 일본 기상청은 한 해 동안 발생한 태풍에 대한 실제 관측 값과 각국 기상청의 의견을 반영해 분석한 ‘베스트 트랙(best track)’을 다음해 초 발표한다. 학계에서는 통상 이 경로가 가장 공신력이 있다고 보고 연구 등에 활용한다.

오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