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통령 망명설 진화 목적인 듯
中·러 “새 특사 환영 지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19일 오전(현지시간) 오랜만에 TV에 등장했다. 그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달 4일 이후 처음이다.
AP통신은 라마단이 끝났음을 알리는 이드 알 피트르 연휴 첫날인 이날 알아사드 대통령이 다마스쿠스의 알하마드사원에서 기도하는 장면이 시리아 국영 TV를 통해 방송됐다고 전했다.
알아사드는 지난달 18일 다마스쿠스 폭격으로 국방장관 등이 사망한 이래 소재가 불분명했다. 간간이 신임각료를 임명하는 화면이 전파를 탄 적은 있지만 촬영 장소·시각이 모호해 진위가 가려지지 않았다.
알아사드 대통령의 TV 출현은 파루크 알샤라 부통령의 망명 시도설이 도는 등 전황이 정부에 불리해지자 건재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 3월 시리아를 탈출한 압도 후사메딘 석유차관은 전날 알아라비아 방송에서 “알샤라 부통령이 시리아 탈출을 시도했지만 일련의 상황 때문에 떠나지 못했다”며 “그는 얼마전부터 가택연금 상태”라고 주장했다.
알샤라는 정권 내 소수인 수니파이면서도 부통령 자리까지 올라간 인물이다. 수니파 고위 인사인 리아드 히자브 총리가 망명하면서 다음 순서는 알샤라라는 관측이 많았다. 시리아 국영 TV는 부통령실 성명을 인용해 “알샤라 부통령이 시리아를 떠나거나 다른 나라로 갈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며 소문을 일축했다. 망명설을 처음 퍼뜨린 자유시리아군도 “망명을 시도한 것은 맞지만 실패한 것 같다”고 밝혔다.
알아사드의 TV 연출에도 불구하고 시리아 정권의 장악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이날 방송은 경호 문제를 의식한 듯 알아사드가 사원을 드나드는 장면 없이 사원 내부에 앉아 있는 모습만 내보냈다. AP통신은 전문가 말을 인용해 “시리아 정권 스스로 보안 유지 능력에 한계를 드러낸 셈”이라고 평했다.
한편 중국은 라크다르 브라히미 전 알제리 외무장관의 유엔·아랍연맹 새 특사 임명과 관련해 “브라히미 특사의 정치적 중재 노력을 적극 지원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도 일단 환영의 뜻을 밝혔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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