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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 벤더스 감독이 3D 기술을 이용해 만든 영화 ‘피나’는 안무가 피나 바우슈의 작품 세계를 생생하게 재현했다. |
영화 주인공 션은 슬럼가 출신 웨이터로 ‘더 몹’을 이끄는 춤꾼이다. ‘더 몹’은 젊은이들로 이뤄진 플래시몹 단체. 이들은 도시 곳곳에 갑자기 나타나 한바탕 춤을 춘 뒤 홀연히 사라진다. 자신들의 활약을 유튜브에 올려 상금 10만달러를 얻는 것이 목표다. “더 몹이 말하면 모두 귀를 기울여”라는 션의 말대로 이들의 춤은 고층빌딩과 휴양지에 가려진 미미한 젊은이들이 세상을 향해 외치는 목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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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개봉하는 영화 ‘스텝업4: 레볼루션’은 이전 편보다 더 세련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춤을 통한 문화운동까지 담았다. |

‘스텝업4’는 댄스영화인 만큼 볼거리가 화려하다. 춤 장면은 이전 편보다 더 세련돼졌다. ‘더 몹’에는 댄서뿐 아니라 컴퓨터 천재, 그래피티 예술가, 익스트림 스포츠 파쿠르에 특화된 인물 등 다양한 재주꾼이 참여한다. 이들은 거리 춤과 순수예술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마이애미 예술문화박물관에 난입해 그림과 똑같이 페인팅하곤 카멜레온처럼 퍼포먼스를 벌인다. 또 설치 미술품 사이에서 야광 발레복을 입은 발레리나로 분해 군무를 선보인다.
1편에서 엘리트 예술학교로 편입했던 슬럼가 주인공은 4편에 이르면 자신의 변두리 정체성에 자부심을 갖는 청년들로 바뀐다. 이들은 “마이애미는 문화이고 ‘더 몹’은 마이애미 자체”라며 자본에 맞선 지역문화운동의 싹을 틔운다.
후반부의 동화 같고 낙관적인 결말은 다소 아쉽다. 영화 내내 가득 찼던 춤의 에너지와 파괴력은 마지막에 이르러 일시에 통속극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다. 상업영화로서 그간 ‘스텝업’ 시리즈의 공식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다.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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