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중국, 올림픽 순위 1위…선수는 국가에 이용당해

관련이슈 2012 런던올림픽

입력 : 2012-08-09 07:26:28 수정 : 2012-08-09 07:26:28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국가 주도 엄격한 시스템 속 혹독한 훈련
금메달 딴 아들을 아버지가 몰라 보기도

 

 2006년초 집을 떠난 아들이 런던올림픽 시상대에 우뚝 섰다. 중국에서 텔레비전을 보던 아버지는 아들을 한때 몰라봤다. 아들은 17살 때 집을 떠난 이후 한 번도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 지난주 역도 남자 69㎏급에서 금메달을 딴 중국의 린 칭펑(23) 선수 얘기다.

 런던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에서 엄격한 국가 통제의 스포츠 시스템에 대한 회의와 반성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8일(현지시간) 베이징발로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자랑하는 육상 영웅인 류샹(29)이 육상 남자 110m 허들 예선에서 허들에 걸려 넘어진 데 대한 중국인 반응부터 달라졌다고 전했다.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오른쪽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을 당시 비난과 분노 일색이었으나 이번에는 격려와 응원이 대부분이었다는 것.

 일부 비난의 목소리도 류상 개인보다 엄격한 소비에트식 스포츠 시스템과 금메달에 대한 집착을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국내에서도 앞서 베트민턴 ‘져주기’ 파문도 메달에 대한 중국의 지나친 집착이 부른 결과라는 지적이 많았었다.

 한 중국 네티즌은 “억압적인 국가 통제의 시스템에서 류상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이겨서 존경을 받든지, 자신을 다치게 하든지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쑨양이 수영에서 금메달 2개를 따는 데 1000만위안(약 17억여원)이 들었다는 중국 언론 보도를 전한 뒤 네티즌 사이에서 금메달이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에서 국가대표로 선발되면 국가가 지원하는 훈련소에 들어가 가족과 격리된 채 혹독한 훈련을 받는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주 자신의 3번째 금메달을 딴 중국 여자 다이빙 국가대표 우민샤 선수가 조부의 별세와 어머니의 암 진단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그의 아버지는 상하이 언론과 인터뷰에서 “가족이 딸의 훈련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일부러 거짓말을 했다”면서 “딸이 우리 가족에만 속하지 않는다는 걸 오랫동안 가족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선수 중에 금메달을 따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하지만 비참한 생활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중국 체조 국가대표 출신이 거지로 전락한 사연이 보도돼 충격을 준 적도 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국가대표를 그만두고 은퇴한 이는 24만명에 이르는데, 상당수가 질병과 가난, 실직에 시달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하지만 중국의 베테랑 스포츠 기자인 양창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스포츠가 중국인을 하나로 통합하는 데 기여한 사실을 들어 중국의 스포츠 시스템을 옹호했다. 

 그는 “사회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메달이 필요하다”면서 “선수들은 더 밝은 미래를 위해 기꺼이 자기 젊음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준 기자 july1st@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차주영 '완벽한 비율'
  • 차주영 '완벽한 비율'
  • 샤오팅 '완벽한 미모'
  • 이성경 '심쿵'
  • 전지현 '매력적인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