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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펜싱 '1초 오심' 판정 배경 살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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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8-06 10:31:15 수정 : 2012-08-06 10:3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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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펜싱 여자 에페 ‘날아간 메달’ 여자 펜싱 신아람(26·계룡시청)은 결국 주저앉아 울어버렸다. 한국펜싱 사상 4번째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릴 뻔한 신아람. 준결승에서 어이없는 판정에 3-4위전으로 밀려나더니, 결국 노메달로 경기를 마쳐야 했다. ‘멈춰버린 1초’는 4년 동안 런던올림픽을 준비해온 그의 피땀을 허무한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무명에서 올림픽 스타로 발돋움하던 ‘비운의 여검사’는 격려의 박수를 받으며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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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호스의 승승장구

올림픽을 앞두고 신아람을 주목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랬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신아람은 30일(한국시간) 영국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에페 개인전 경기에서 톱랭커들을 차례로 꺾으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16강전에서는 세계랭킹 5위 모니카 소잔스카를 14-9로 대파한 데 이어 8강에서도 3위인 안카 마루이우를 15-14로 눌렀다. 준결승 상대는 독일의 브리타 하이데만.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지만 전성기가 지난 한물간 선수였다. 세계랭킹도 17위로 신아람보다 낮았기에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였다. 

한국 펜싱 올림픽 대표팀의 신아람이 지난 30일(현지시간) 영국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 피스트에서 열린 여자 에페 준결승에서 어이없는 패배 판정을 받은 뒤 대표팀 관계자들이 심판진에게 항의하는 동안 왼손으로 눈물을 애써 감추며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멈춰버린 1초

3피리어드까지 5-5 무승부.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신아람은 연장 시작 전 어드밴티지인 ‘프라이어티’를 얻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마지막 1초가 문제였다. 상대에 찌르기를 허용해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마지막 1초를 남기고 신아람과 하이데만은 동시타를 세 번이나 기록했다. 문제는 동시타가 세번이나 나왔는데도 ‘1초’는 멈춰서 있었다.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 벌어진 것. “런던올림픽 시계는 시간 흐름을 정지시킨 4차원 타이머냐”는 비판 속에 판정 시비가 붙은 이유다. 신아람은 결국 네 번째 공격에서 통한의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

◆이게 무슨 1초냐?

심재성 코치는 격렬하게 항의했다. 신아람은 피스트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심 코치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펜싱대표팀은 즉각 공식 제소했다. 오경석 KBS해설위원이 급하게 뛰어 내려와 “중계 영상 분석 결과 1초17프레임이 나왔다. 이런 내용도 넣어라”고 다급히 외쳤다. 김창곤 국제펜싱연맹(FIE) 심판위원의 설명에 따르면 1초 안에 벌어진 공격이 무효가 돼 심판이 알트(멈춰)를 선언하더라도 시간은 다시 1초로 돌아가지 않는다. 3번의 공격이 각각 아무리 빨랐더라도 합친다면 1초를 충분히 넘기는데 경기장 시계는 멈춰 있었다는 것이다.

준결승전이 끝난 지 약 1시간 만에 FIE 심판진은 하이데만의 최종 승리를 선언했다. 신아람은 얼굴을 감싸며 피스트를 떠났다. 관중석 곳곳에서는 신아람이 내려오려 하자 ‘No, Stay there!(거기 있어라)’를 외쳤다. 관중석에서는 신아람을 향해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아쉬운 노메달

3-4위전의 결과는 뻔했다. 정신적 충격을 받은 신아람은 쑨위제(중국)에게 11-15로 패했다. 여자 펜싱의 다크호스는 결국 노메달로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믹스트존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난 신아람은 “너무 억울해요. 제가 이긴 건데…”라며 흐느꼈다. 심 코치는 “테크니컬 디렉터(DT) 다섯 명이 모두 이해한다고 했다. 심판이 결정을 내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했다”고 아쉬워했다.

김준영 기자, 런던=정세영 스포츠월드기자 ni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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