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갤럭시S’가 스티브 잡스가 빠진 애플의 ‘아이폰4S’의 코를 납작하게 누른 셈이다. ‘아이폰 쇼크’ 이후 크게 흔들리던 삼성전자는 작년 2분기까지만 해도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아이폰에 뒤졌지만 1년 만에 전세를 역전시켰다.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갤럭시S의 완승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오는 9∼10월로 예정된 아이폰5가 출시되면 분위기가 역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회사가 사활을 걸고 있는 특허소송이 30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된다.
27일 발표된 삼성전자 2분기 매출액은 47조6000억원으로 350억달러(약 40조1000억원)에 그친 애플을 크게 앞질렀다. 스마트폰이 속한 IM(IT·모바일)사업 부문만 봐도 지난해 초 이후 5분기 연속 매출이 상승했고, 이번 2분기 매출은 24조원에 달했다. 영업이익도 4조2000억원을 기록해 전사 이익 6조7000억원의 62%를 차지했다. 갤럭시S3와 갤럭시 노트의 폭발적인 인기에 따른 결과다. 특히 갤럭시S3는 출시된 지 50여일 만에 1000만대 이상 팔릴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같은 독주체제는 3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새 아이폰을 9∼10월쯤에나 출시할 것으로 업계가 보는 만큼 현재로서는 ‘갤럭시S3’의 독주를 막을 만한 제품이 없다. 더구나 스마트폰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도 갤럭시 시리즈의 판매량이 늘고, 컨슈머리포트 등 소비자 잡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다음주 초부터 시작되는 미국 법원의 본안소송이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본안소송은 집중심리로 펼쳐져 한 달 정도면 마무리된다. 소송 결과는 전 세계 9개국에서 진행 중인 50여건의 관련 소송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애플과 안드로이드 진영 내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과의 소송에도 여파가 미친다. 특히 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52%, 이익의 90%를 차지하는 만큼 소송 결과에 따라 시장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갤럭시S의 시장 지배력이 커져 미국 소비자들이 삼성 제품을 더 찾게 되면 삼성에 불리하게 진행됐던 소송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사상 최고였던 전분기(5조8500억원)보다 15% 늘었고, 분기 영업이익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6조원을 넘었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2조5700억원으로 작년 동기(6조7000억원)보다 88%나 늘어났고, 상반기 매출은 92조87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76조4300억원)보다 22% 증가했다. 올해 목표인 ‘200(매출 200조원)-20(영업이익 20조원) 클럽’ 가입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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