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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쑤! 불어라, 국악 한류”

입력 : 2012-07-23 20:37:27 수정 : 2012-07-23 20:3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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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 국악그룹 ‘김주홍과 노름마치’ 해외 러브콜 쇄도
한바탕 거세게 사나워진다. 절정에 달해서는 혼을 쏙 빼놓는다. 그러고는 잦아든다. 사위어간다. 가물가물해지더니 다시금 맥이 뛰기 시작한다. 어느덧 펄떡펄떡 맥이 살아난다. 되살아난 맥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더니 회오리바람을 불러일으킨다. 멀어질 듯 다시 가까워진다. 끊어질 듯 이어진다. 우리네 삶을 닮은 ‘시나위’ 연주의 일부분이다.

가장 한국적인 전통 음악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선 이들이 있다. K-팝이 아닌 K-Wind(풍·風)를 통해 국악 한류를 일으키고 있는 퓨전 국악그룹 ‘김주홍과 노름마치’다.

‘뉴 웨이브 코리아 뮤직’을 표방하는 이들은 한국 음악의 전통적 틀을 유지하면서 동시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우리 음악을 지향한다. 사물놀이 타악기에 태평소와 피리를 더하고 민요·판소리·굿 음악까지 접목해 국악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는 평이다. 단원은 예술감독 김주홍(장구·꽹과리)과 이호원(장구·꽹과리·징) 오현주(장구·꽹과리·징·태평소) 김종명(북·꽹과리) 김용준(태평소·피리) 등 5명이다.

김주홍과 노름마치는 국내보다 국외에서 더 유명하다. 공연 스케줄도 해외 투어가 대부분이다. 올 상반기에는 일본·모니카·도미니카 공화국·엘살바도르 등을 돌며 한국 전통 음악을 알렸다. 

퓨전 국악그룹 ‘김주홍과 노름마치’는 수많은 해외 공연을 통해 국악 한류를 일으키고 있다.
7월 말부터는 독일·폴란드·이탈리아·인도네시아 등지에서 공연 일정이 잡혀 있다. 이들이 해외 활동에 적극적인 이유는 간단하다. 김주홍 예술감독은 “우연히 외국에서 공연을 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다”며 “이후 이곳저곳에서 초청이 들어와 해외 공연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한국적인 음악이 외국인들에게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감독은 “전통 음악이기 때문에 현대적인 감각과 유리된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지키면서도 동시대와 어우러질 수 있는 포인트를 잡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공연 프로그램을 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도 전통과 현대의 조화다. 김 감독은 “공연 처음에는 전통적인 요소를 느낄 수 있는 음악으로 차분하게 시작한다”며 “그런 다음 전통 음악이 현대적 요소와 어떻게 어울려 새롭게 구성됐는지를 보여줘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름마치의 공연을 보면 지루하거나 따분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현대적 감상으로 재해석된 전통 음악은 동시대 음악보다 더욱 세련돼 보인다. 전통만이 가지는 견고한 외형과 예술적 영감을 최대한 활용한 덕분이다.

이들의 꿈은 진정한 ‘노름마치’가 되는 것. 여기서 ‘노름마치’는 놀다의 놀음(노름)과 마치다의 마침(마치)이 결합한 말로 최고의 명인을 뜻하는 남사당패 은어다. 노름마치가 나와 한판 놀면 누가 나서는 것이 무의미해 결국 판을 맺어야 한다는 말에서 나왔다. 놀음을 마치게 하는 고수 중의 고수를 의미한다.

김 감독은 “강요되지 않은 즐거움 속에서 모든 사람들이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며 “공감이 이어져 감동이 되고 감동은 나아가 모든 것을 초탈하는 무념무상의 경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무념무상의 경지에서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진솔하게 보여줄 수 있는 연주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도 ‘좋은 앙상블을 통해 관객과 하나 되는 순간’을 경험한 공연이다. 김 감독은 “우리 민족에게는 신명의 유전자가 있는데 ‘시나위’는 신이 나서 영혼이 밖으로 나올 것 같은 상태를 표현한 말”이라며 “좋은 앙상블을 연주하며 관객과 하나가 됐을 때 진정한 신명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아람 기자 arb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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