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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인터뷰] 배수빈 "이병헌의 '게이' 발언…"

입력 : 2012-07-21 09:50:00 수정 : 2012-07-23 20: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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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형님이 저를 ‘게이 같다’고 말한 것 괜히 이야기 했어요. 다신 안 하려고요.”(웃음)

배수빈은 꽤 독특한 이력을 가진 배우다. 본격적인 주연 데뷔작을 중국에서 시작한 이 배우는 드라마 ‘주몽’에서 중성적인 캐릭터 사용을 능청스럽게 소화했고, 이후 심심해지면 불거지는 ‘게이설’을 여유롭게 웃어넘겼다. 그는 ‘찬란한 유산’에서는 키다리 아저씨 준세로, ‘천사의 유혹’ 속 복수심에 불타는 재성으로, ‘49일’의 나쁜 남자 민호로 대중과 만났다.

작품의 대중성과 배우의 연기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렵지 않게 잡은(것처럼 보이는) 배수빈은 지난 12일 개봉한 한일 합작 영화 ‘백자의 사람:조선의 흙이 되다’(이하 백자의 사람)로 스크린을 찾았다. 오는 25일 옴니버스 공포영화 ‘무서운 이야기’의 개봉을 앞둔 그는 유지태의 장편 연출작 ‘산세베리아’의 개봉을 기다리며 문제작 ‘26년’의 촬영에 돌입한 상태다. 2012년 흑룡해의 용띠 스타인 배수빈은 올해 누구보다 바쁜 행보를 예고했다.

- 일본배우 요시자와 히사시, 일본감독 타카하시 반메이와 함께 ‘백자의 사람’을 찍을 때, 한일 관계가 다소 예민하지 않았나. 촬영장에서 양국 스태프 사이에 미묘한 문제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촬영이 진행됐다. 한일 관계보다는 더위가 나를 힘들게 했다.(웃음) 현장에는 한국과 일본의 스태프들이 공존했는데 아무래도 일제 강점기의 역사적 사실을 다루다보니 한국인의 정서에 민감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반메이 감독은 일본인임에도 한국인이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충실하게 담고자 했던 것 같다.

- ‘백자의 사람’은 국내보다 일본에서 먼저 개봉했다.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고 들었다.

일본 시사회에서 반응이 좋았다. 요시자와 히사시가 연기한 아사카와 타쿠미가 숨을 거두는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는 관객도 많더라. 이런 것이 바로 국경을 초월하는 진정성이 아닐까. 내가 이 영화에 참여한 것도 시나리오에 바로 이런 진심들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 극중 최초의 한류팬이라 할 수 있는 아사카와 타쿠미의 존재를 ‘백자의 사람’을 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나.

전혀 몰랐다.(웃음) 내가 자주 등산하러 가는 망우리에 독립 운동가들의 묘지가 있는데 가 가운데 아사카와 타쿠미의 묘도 있었다. 일본인이 왜 이곳에 묻혀 있을까 궁금했는데 당시 우리나라 임업지원소의 직원들이 직접 마련해서 모신 것이라고 하더라. 한국인만큼 우리나라를 사랑한 아사카와 타쿠미의 고귀한 정신이 일제 강점기에도 일본인에 대한 분노를 누른 것이 아닐까.

- ‘백자의 사람’ 언론시사회에서 ‘주몽’에서 맡았던 중성적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가 오랜만에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소재에 대해 불편해하지 않는 것 같다.

내가 했으니까.(웃음) 지금까지 기억해준다는 것은 내가 그 캐릭터를 잘 했다는 것 아닌가. 그건 불편한 게 아니라 감사한 일이다.

- 단편영화 ‘쉐어 더 비전’ 시사회에서는 함께 호흡을 맞춘 이병헌이 배수빈에 대해 ‘극중 게이 같고 좋다’고 했던 이야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포털 검색어에 ‘배수빈 게이’가 있더라.(웃음)

이제 그 이야기는 절대 안 하려고 한다.(웃음) 당시 이병헌이 미국에서 영화를 촬영하느라 자리에 없었고 멀리서 찾아온 취재진을 위해 재밌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것인데 그토록 파급력이 클 줄 누가 알았겠나.(웃음)

- ‘큰형님’ 이병헌 등 소속사 식구들과 늘 절친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 같다.

‘절친’이라는 단어가 너무 부각된 것 같아 민망하다. 나만 친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웃음)이병헌은 소속사 큰 형으로서 내가 따르고 좋아하는 선배다. 또 고수, 진구, 조현재 등도 서로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동료들이다. 그런데 내가 ‘인맥 끝판왕’이라는 애칭을 얻게 되다니 좀 부끄럽다.(웃음)

- 올해 차기작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흑룡해의 용띠스타’답게 바쁜 행보다.

일단 ‘무서운 이야기’가 이달 말에 개봉한다. 사실 나는 공포영화도 못 보고 깜짝 놀라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다.(웃음) 하지만 영화를 찍는 과정을 별로 무섭지 않더라. 하지만 캐릭터가 극악무도하고 징그럽게 나쁜 남자라 오랫동안 연기하는 것을 불가능할 것 같다. 또 유지태 감독이 연출하는 ‘선세베리아’는 현재 후반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이달 중순부터는 영화 ‘26년’의 촬영에 돌입한다.

- 2010년 오랜 연인과의 결별 이후 또 다른 연애는 하지 않는 것 같다.

그게 그렇게 되더라.(웃음) 그래도 내게는 가야할 길이 있고 그 길을 천천히 가다보면 또 좋은 인연을 만나지 않을까. 그런 사람을 만나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싶다. 딱히 조바심은 느끼지는 않는다.

- 배수빈의 이상형은 어떤 여성인가.

딱 어떤 사람이라고 말하기는 힘들고 역시 느낌인 것 같다.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 말이다. 현명하기까지 하다면 더 좋겠다. 서로 농담도 하고 상담도 하고 삶을 나눌 수 있을 테니까.

박민경 기자 minkyung@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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